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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악셀 성공' 유영, 김연아 이후 11년 만에 4대륙 은메달

중앙일보

입력

'피겨 공주' 유영(16·과천중)이 '피겨 여왕' 김연아 이후 무려 11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메달을 차지했다.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4대륙대회) 여자 싱글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유영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4대륙대회) 여자 싱글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유영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은 8일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0 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68점을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 73.55점을 더해 총점 223.23점을 받아 일본의 기히라 리카(232.34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4대륙 대회에서 메달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9년 대회에서 김연아가 우승한 이후 유영이 11년 만이다. 이날 유영이 따낸 프리스케이팅 점수와 총점은 모두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이다.

연기를 마치고 기뻐하는 유영. [연합뉴스]

연기를 마치고 기뻐하는 유영. [연합뉴스]

유영은 첫 점프과제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기본점 8.00점)을 완벽하게 뛰면서 수행점수(GOE)를 2.67점이나 따냈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트리플 악셀을 뛸 때 회전 축이 흔들리면서 착지가 불안해 GOE가 깎였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완벽했다.

뒤에 이어진 점프도 잘 뛰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루프에서도 가산점을 받았다. 레이백 스핀(레벨3)과 스텝 시퀀스(레벨2)에서 살짝 흔들렸지만, 트리플 러프-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에 이어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안정적으로 뛰었다. 트리플 플립에서 회전수 부족이 나왔지만, 마지막 점프 과제인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성공했다.

유영(왼쪽)이 은메달 획득 후 메달리스트 및 김연아를 비롯한 시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유영, 금메달 일본의 기히라 리카, 동메달 미국의 브래디 테넬. [연합뉴스]

유영(왼쪽)이 은메달 획득 후 메달리스트 및 김연아를 비롯한 시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유영, 금메달 일본의 기히라 리카, 동메달 미국의 브래디 테넬.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영은 경기가 끝난 뒤 "무엇보다도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켜서 기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어서 두려웠지만 부담감을 이겨냈다. 트리플 악셀은 아직 부족하다. 전에 성공률이 50% 정도라고 했는데, 이번에 성공해서 55%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유영은 지난 2016년 1월 제70회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우승(당시 만 11살 8개월)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종전 기록은 김연아가 2013년 같은 대회에서 세운 만 12살 6개월이었다. 이후 유영은 고난이도 점프에 사활을 걸었다. 트리플 악셀을 연마했고, 쿼드러플(4회전) 점프도 시도했다.

트리플 악셀이 계속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캐나다 켈로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여자 싱글 선수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완벽하게 뛰었다. 유영은 이 대회에서 217.49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2020 로잔 동계유스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총점 214.00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유영은 동계유스올림픽 여자 피겨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당시에도 프리 연기에서 트리플 악셀을 완벽히 뛰어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은메달을 획득한 유영이 시상자로 나선 김연아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메달을 획득한 유영이 시상자로 나선 김연아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4대륙 대회 시상식에서는 김연아가 시상자로 함께 나서 유영에게 메달 기념품인 인형을 전달했다. 유영은 "연아 언니인 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마음속으로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 연아 언니가 "축하해요"라고 한 마디를 해주셨는데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함께 출전한 김예림(수리고)은 자신의 개인 최고점인 202.76점으로 6위에 올랐고, 임은수(신현고)는 200.59점으로 8위를 기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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