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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하면 재사용 가능할까…코로나 막아줄 마스크 사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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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착용한 한 고객이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마스크를 착용한 한 고객이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직장인 김차단(가상인물)씨는 요즘 외출할 때 휴대전화와 함께 이것을 꼭 챙긴다. 바로 마스크다. 어쩌다 잊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날은 허전하고 불안하다. 알고 쓰면 더 잘 쓸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의 A-Z를 알아봤다.

◇천 마스크부터 산업용 방진마스크까지

마스크는 크게 공산품·의약외품·산업용품으로 나뉜다. 방한을 목적으로 한 천 마스크는 공산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인증을 받은 의약외품에는 수술용·보건용 마스크가 있다.

수술용 마스크는 덴탈 마스크라고도 하는데 병원에서 의사·간호사들이 주로 사용한다. 산업현장에서 미세 분진 등을 막아주는 산업용 방진 마스크도 있다.

최근 가장 자주 언급되는 주인공은 보건용 마스크다. 입자차단 성능이 있어 입자성 유해물질이나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마스크를 말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용도와 차단기능 등에 따라 다시 황사용(KF80)과 방역용(KF94·KF99)으로 나뉜다.

마스크 재료인 폴리프로플렌 부직포. 최은경 기자

마스크 재료인 폴리프로플렌 부직포. 최은경 기자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의 송은호 개발팀장은 “보건용 마스크는 내피·외피·필터로 구성되며 ‘멜트 브라운’ 공법을 이용한 필터가 미세입자를 정전기로 끌어당겨 잡는 것이 원리”라면서 “원재료는 보통 폴리프로필렌 부직포를 이용하지만 내피를 면으로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건형 마스크는 모양에 따라 상하·좌우가 접힌 접이형, 볼록한 컵 형태의 컵형, 마스크 본체에 일회용 필터를 장착해 사용하고 필터만 교체할 수 있는 필터교체형, 공기가 배출될 수 있게 마스크 본체에 배기밸브를 달아 숨쉬기 편하게 한 배기밸브형, 배기밸브가 있는 마스크 본체에 교체 가능한 일회용 필터를 장착한 필터교체&배기밸브형으로 나뉜다.

어린이용 보건용 마스크는 따로 없다. 어린이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잘 밀착시켜 사용해야 한다. 끈을 머리 뒤로 고정하는 형태를 착용하면 밀착도를 높이고 귀 뒤쪽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 공장에서 직원들이 완성된 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 공장에서 직원들이 완성된 마스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KF80·KF94는 알겠는데 N95는?

나라마다 마스크 등급 기준이 따로 있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를 줄인 말로 식약처의 인증을 거친 등급이다. 뒤의 숫자는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낸다.

KF80은 평균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해 황사·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한다. KF94·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걸러내 황사·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뿐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한다. KF80은 염화나트륨 테스트만 통과한 것이고 KF94는 염화나트륨·파라핀오일 테스트 모두 통과한 제품이다.

송 팀장은 “미세입자를 광물성과 유분 성분으로 나누는데 평균입자 크기가 0.6㎛인 염화나트륨이 광물 성분을, 평균입자 크기가 0.4㎛인 파라핀오일이 유분 성분을 대표해 시험 성분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유분 성분이 있는 곳에서는 KF94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제주도 민간봉사단체 등이 주민에게 배부하고 있는 종이행주로 만든 마스크. 식약처는 입과 코를 다 가릴 수 있는 시중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습기가 차 종이행주가 젖게 되면 호흡이 불편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주도]

제주도 민간봉사단체 등이 주민에게 배부하고 있는 종이행주로 만든 마스크. 식약처는 입과 코를 다 가릴 수 있는 시중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습기가 차 종이행주가 젖게 되면 호흡이 불편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주도]

N95는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의 기준이다. 이 마스크는 0.02~0.2㎛의 바이러스를 95% 차단한다. 여기서 N은 ‘기름성분에 대한 저항성이 없다(Not resistant to oil)는 뜻이다.

미국은 마스크를 N·P·R 세 가지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N은 KF80처럼 염화나트륨 테스트만 해 유분 성분에 대한 방어력이 없다. R은 약간의 방어력이 있고 P는 방어력이 있는 등급이다. 유럽의 마스크 기준은 FFP1·FFP2·FFP3로 각각 미세입자를 최소한 80%·94%·99%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알파벳 뒤 숫자가 높을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다. 숨쉬기 힘들 수 있어서다. 안면부 누설률은 착용 시 틈새로 공기가 새는 비율을 말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KF80은 안면부 누설률이 25% 이하, KF94는 11% 이하, KF99는 5% 이하로 차단율이 높을수록 공기가 덜 샌다.

하지만 숨을 들이마실 때 마스크에 걸리는 압력을 나타내는 흡기저항이 각각 60파스칼(Pa) 이하, 70Pa 이하, 100Pa 이하로 점점 높아져 답답할 수 있다.

◇KF80 좋지만 없으면 다른 마스크도 OK  

식약처는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근무자는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게 KF94·KF99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만 일반인은 KF80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수술용 마스크는 혈액 등이 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지만 공기 중 입자를 걸러주는 기능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가 없을 때는 기침이나 침방울에 바로 노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방한용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편의점에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 정진호 기자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편의점에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 정진호 기자

유튜브에서 ‘약짓는 오빠들’을 방송하는 임성용 약사는 산업용 방진 마스크에 관해 “보건용으로 인증 받지 않았지만 기술적으로 필터 기능이 있어 대안이 없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산업용 방진 마스크는 특급·1급·2급으로 나뉘는데 각각 KF99·KF94·KF80과 효능이 비슷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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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마스크를 자주 벗고 쓰기보다 최대한 코에 밀착해 바르고 지속해서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마스크 표면에 병원체가 묻어 있을 수 있어 최대한 마스크를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쓰고 벗을 때 마스크 면보다 끈을 잡는 것을 권한다.

보건용 마스크를 살 때는 포장지에서 의약외품, KF 마크를 확인해야 한다.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원칙적으로 식약처에 따르면 세탁해 재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한 번 사용한 마스크 안은 습기로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데다 차단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필터교체형은 필터를 바꾸면 마스크 본체를 세척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수건·휴지로 호흡기를 감싼 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수건·휴지가 젖으면 호흡이 불편해질 수 있고 밀착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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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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