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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병원서 돈 따오란 말 정말 힘들었다" 3시간 작심발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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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과의 갈등 끝에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국종 교수가 "이젠 지쳤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이 교수는 5일 오전 외상센터 회의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외상센터장 사임원을 제출한 이유에 대해 "병원으로부터 돈(예산)을 따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해군 훈련에 참여하고 최근에는 휴가를 다녀오느라 이날 올해 처음 출근했다.

이국종, 3시간 걸쳐 강경한 발언 

3시간 30분에 걸친 간담회 내내 이 교수는 작심한 듯 강경한 발안을 쏟아냈다. 아주대병원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병상·인력 부족 문제 등에 대해서다.
이 교수는 준비한 지난해 9월 아주대병원 병상 현황 자료를 보여주며 "병원 측은 빈 병상이 없어서 외상센터 환자를 받아줄 수 없다고 하는데 자료를 보면 빈 병상이 있는 것으로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그는 "2012년 보건복지부 외상센터 지정에서 떨어졌을 때 하지 말자고 했는데 병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했다. 운영하면서도 오히려 (외상센터가) 흑자를 냈다"며 "그런데 간호사를 67명 뽑겠다고 해놓고 37명만 뽑으면서 인력을 쪼개서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질 것이다'라고 하면서 버텼다"고 했다.
닥터헬기 출동 의사 인력 증원 문제도 "사업계획서상에는 필요 인원이 5명인데 (인력이 부족해) 실제로는 1명만 타왔다"며 "병원에서 나머지 인원은 국도 비를 지원받을 경우 채용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결국 필요하면 돈을 따오라는 뜻"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계획 없다" 밝히고 다시 휴가 

이 교수는 "나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바뀌는 게 없을 것" "우리만 압박받고 끝난다" 등 부정적인 얘기를 주로 했다.
차기 행보에 대해선 "나도 내 행보가 궁금하다면서"도 "정치는 무슨. 원내 정치도 못 해서 이러는데 무슨 정치"라며 정계 진출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교수는 "느낀 게 많다. 지지를 받는다고 못 느낀다. 병원에선 나만 없으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휴가가 많이 남았다"며 6일부터 다시 휴가를 낼 계획을 밝혔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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