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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본인은 종로 피하면서…” 단두대 선 TK 불만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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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종로와 TK(대구·경북).

‘이중고’ 황 대표, TK 의원 만나 #“물도 아닌데 웬 물갈이” 불평 나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이 두 지역을 놓고 이중고를 겪고 있다. 종로가 ‘자신 내부’의 고민이라면 TK는 ‘바깥’의 반발이다. 종로 출마를 놓고 황 대표의 저울질이 길어지자 당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반면에 ‘공천 단두대’에 선 TK 의원들의 불만은 곪을 대로 곪았다. 얼핏 보면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두 지역이지만 “본인은 종로를 피하면서 왜 TK 의원들은 밀어내느냐”는 반감이 황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 황 대표가 4일 TK 의원 달래기에 나섰다. 이날 낮엔 여의도에서 대구 의원들과 오찬을 했는데 주호영 의원 등 8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의원들에게 “마음 같아선 모두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가 “우리가 물도 아닌데 자꾸 (공천관리위에서) 물갈이를 한다고 해 안타깝다” “TK가 선거 때만 되면 컷오프(공천배제) 1순위로 지목되는데, 2008년 친박연대(낙천자 중심으로 창당)처럼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 대표가 “공관위에 우려를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는데, 이를 두고도 “의원들은 피가 마르는데 (황 대표가) 너무 의례적으로 답하더라”는 반응이 나왔다. 황 대표는 저녁엔 경북 의원들과 만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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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 본인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이날 ‘러키세븐 우먼스타’로 명명된 여성 법조인 7인(김복단·박소예·오승연·유정화·전주혜·정선민·홍지혜)의 영입식을 마치고 나설 때 “총선 출마 지역은 정했느냐”는 ‘기습 질문’에 보인 반응에서도 드러난다. 황 대표는 놀란 듯 “자, 그만하겠습니다”라고 몸을 돌리곤 멋쩍은 듯 웃었다.

그는 지난달 3일 “수도권 험지에 나가겠다”고 한 뒤 한 달 넘게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출마지를 두고 여론조사도 했다. 종로를 택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황 대표와의 종로 가상대결에서 더블스코어로 이긴다는 여론조사도 최근 나왔다. 한 한국당 의원은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눈치를 본다는 황 대표의 이미지가 이젠 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내에선 황 대표 대신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종로에 출마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최근 김병준 전 위원장을 만나 종로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자기희생’ 차원에서 불출마를 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다. 공관위가 5일 열리는데, 이르면 이날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무소속 이정현 “종로 출마”=이런 가운데 친박 핵심으로 불렸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이날 “모두가 두려워 망설일 때 누군가는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종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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