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말 뿌려 투과 검사,마스크 쓰고 달리기…KF마스크 인증검사 보니

중앙일보

입력 2020.02.04 11:08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내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마스크 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업체에서 만든 마스크를 안면부흡기저항측정장비에 씌어 호흡의 저항도를 실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촬영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내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마스크 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업체에서 만든 마스크를 안면부흡기저항측정장비에 씌어 호흡의 저항도를 실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촬영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마스크'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기침으로 튀어나오는 상대의 비말 등을 막을 수 있어서다. 요즘 귀하게 대접받는 마스크 중 더 대접받는 마스크는 'KF(Korea Filter)'라는 글자와 함께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숫자가 붙어 있는 'KF 마스크'다. 'KF80', 'KF94', 'KF99'라고 쓰인 마스크들이다.

경북테크노파크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분진 포집 효율' 시험 등 까다로운 검사
인형 통해 마스크의 흡기 저항 시험도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내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마스크 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업체에서 만든 마스크를 시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내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마스크 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업체에서 만든 마스크를 시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KF80'은 평균 0.6㎛ 크기의 입자를 80% 이상,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머리카락 지름은 약 70㎛. 머리카락보다 10배 이상의 미세입자를 걸러낸다는 성능이다. 비말 뿐 아니라 상대의 '날숨'까지 차단한다는 말이 나올법한 강력한 성능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앙일보는 경북 경산시 와촌면에 있는 경북테크노파크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를 찾았다. 식품의약안전처가 의약외품 마스크 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한 곳이다. 여러 업체가 만들어 신청한 마스크에 KF 마크와 숫자 부착 여부를 결정하는 검사 기관이다.

마스크에 KF 마크를 붙이려면 10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8가지 인증의 법칙'으로 불리는 혹독한 마스크 시험이다. 우선 마스크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한 비말을 얼마나 잘 걸러내는지를 측정하는 '분진 포집 효율' 시험을 거쳐야 한다. 마스크를 플라스틱판에 고정해 분무기가 설치된 검사 장비에 넣은 뒤 30초 정도 비말과 먼지를 같이 뿌려 투과율을 살핀다. '삐'하는 소리만 날 뿐 사람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초미세먼지(2.5㎛)보다 입자가 작은 염화나트륨(0.6㎛)과 파라핀 오일(0.4㎛)을 30초 동안 뿌리기 때문이다. 100만큼을 뿌려 80 이상을 마스크가 걸러냈다면 KF80 기준을 충족, 94 이상을 걸렀다면 KF94 기준을 충족하는 식이다.

인형을 통해 마스크의 흡기 저항을 확인하는 게 다음 관문이다. 사람 얼굴 모양을 한 인형 입에 마스크를 씌어 흡기저항을 시험하는 방식이다. 인형 입에서 공기를 '흡'하고 빨아들여, 마스크를 한 상태에서의 들숨 상태를 본다.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얼마나 답답한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입자 차단 효과가 다소 낮은 KF80 기준을 만족하려면 60Pa 이하 수치가 나와야 한다. 입자 차단 효과가 가장 높은 KF99 기준은 100Pa 이하다. 입자 차단 효과가 큰 마스크일수록 답답할 수 있다는 의미다. KF 마스크를 끼면 일반 마스크보다 답답할 수 있는 이유다.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내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마스크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트레드밀을 이용해 마스크 인증 시험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내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마스크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트레드밀을 이용해 마스크 인증 시험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인증 검사의 핵심은 '트레드밀'을 이용한 시험이다. '누설률' 검사. 사람이 측정장치를 단 마스크를 쓰고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작은 염화나트륨으로 채워진 3.3㎡ 밀폐 공간에 들어가 트레드밀을 뛴다. 시속 6㎞ 속도로 2분씩 10회 반복한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 식으로 5가지 다른 행동을 하면서다. 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염화나트륨의 양을 잰다. 실제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염화나트륨이 얼마나 들어오는지를 가늠하는 시험이다. 염화나트륨 100을 기준으로 25% 이하가 들어오면 KF80, 11% 이하는 KF94, 5% 이하는 KF 99 기준을 충족한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이밖에 메틸오렌지 시약 등으로 마스크 순도와 폼알데하이드 포함 여부도 확인한다. 슬쩍 잡아당겨 보는 정도인 10N 정도의 힘으로 마스크 머리끈을 당겨 끊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인증 검사에 포함돼 있다. 가위로 마스크 단면을 잘라 모양도 확인한다. 여러 검사 중 한 개라도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부적합 판정이다.

나름 자신 있어 KF 마스크에 도전한 마스크들이지만, 불합격이 상당하다. 2016년 9월부터 2018년 말까지 478개 마스크 인증을 진행한 결과 부적합 마스크는 65개로, 전체의 13.5%였다. 한 연구원은 "KF 마스크가 일반 마스크보다 끼고 있을 때 답답할 순 있지만, 체계적인 시험을 거친 인증 마스크기 때문에 그만큼 더 안전하다. KF 마크와 숫자를 믿고 사용해도 된다"고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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