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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생 많은 대학 비상···경희 1주·서강대 2주 개강연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수칙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수칙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의 대거 입국을 앞둔 대학들이 잇따라 개강 연기를 결정하고 있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와 서강대가 개강을 연기했고 다른 대학들도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

경희대는 개강을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희대는 3월 9일에 개강하게 된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숙사 입주일이 2월 25일이라 이때 맞춰서 중국에 갔던 학생들이 대거 들어온다”며 “이때부터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개강을 일주일 늦췄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개강을 2주일 늦춘다. 서강대는 이날 오후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띄우고 2020년 1학기 학부 및 대학원 개강일을 2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졸업식과 입학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등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2019년 기준으로 7만1067명에 달한다. 이들 중 3만9031명(55%)이 학부 과정 학생이다. 중국 유학생이 많은 대학은 대부분 서울 소재 대학이다. 경희대는 중국인 유학생이 3839명으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많다. 서강대도 중국인 유학생이 1129명으로 학교 규모에 비해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두 대학뿐 아니라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다른 대학들도 개강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 수도권 A대학 관계자는 “유학생 수가 적다면 정상적으로 학사 일정을 진행하겠지만, 숫자가 많으면 유학생들만 수업에 나오지 못하게 하기가 어렵다”며 “개강 연기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오후 광주 전남대학교 학내보건진료소 건물 앞에서 대학 측이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다. 전남대는 대학에 진입하는 중국 방문자는 전원 선별진료소를 경유시키고, 대출 도서 소독·중국 유학생 자가 점검·학내 방역·격리 생활관 마련 등 비상대책을 시행한다. [연합뉴스]

3일 오후 광주 전남대학교 학내보건진료소 건물 앞에서 대학 측이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있다. 전남대는 대학에 진입하는 중국 방문자는 전원 선별진료소를 경유시키고, 대출 도서 소독·중국 유학생 자가 점검·학내 방역·격리 생활관 마련 등 비상대책을 시행한다. [연합뉴스]

대부분 대학 기숙사 공식 입소일은 2월 말이다. 중국 유학생들은 기숙사 입소일 일주일 전인 2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가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이번 주 중 개강 연기 등 유학생 입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민간 유학생 전문가가 참여하는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을 구성하고 개강 연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승복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3월에 1주 개강을 연기하면 여름방학을 1주 줄이면 된다. 다만 이런 방안을 각 대학이 소화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결정이 너무 늦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숙사가 문을 여는 시기가 2월 셋째, 넷째 주이기 때문에 늦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대학에 필요한 지원 방안까지 함께 검토해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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