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마스크 '급한 불 끄기'…연말 물량 당겨 확보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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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군 당국이 올 한해 순차적으로 조달받기로 한 방역 마스크를 연초에 모두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병사들이 신종 코로나 사태 기간 기존 미세먼지 대비용으로 마련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1인당 50장 보급량 가능한 연초에 확보 #주한미군도 마스크 동나 확보 비상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1사단 앞 도로에서 해병대가 '20-1차 포항특정경비지역사령부 대침투작전 종합훈련'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일부 장병은 마스크를 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1사단 앞 도로에서 해병대가 '20-1차 포항특정경비지역사령부 대침투작전 종합훈련'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일부 장병은 마스크를 끼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병사들에게 보급될 방역 마스크(kf80 이상) 약 1946만장은 당초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맞춰 나눠서 조달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조기 확보로 방침이 바뀌었다. 이는 병사 1인당 50장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지난해 18장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현재까지 729만장이 일선 부대에 할당됐고, 오는 17일 100만장이 추가로 들어온다고 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들 829만장은 미세먼지 사정을 감안해 원래 3월 초까지 소요가 예정된 물량이었다”며 “코로나 사태에 대비해 이른 시일 내 1946만장의 마스크를 모두 수급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신종 코로나 예방수칙에 따라 병사들이 일상생활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보고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한해 할당량인 1인당 50장의 마스크가 조기 확보되면 2개월 이상은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군 관계자는 “정부가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에 나서고 하루 1000만장 이상 생산 계획을 밝힌 만큼 마스크 조기 확보가 불가능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코로나 사태가 안정기에 접어든 뒤 추후 미세먼지용 마스크가 부족해질 땐 불용 예산을 활용해 추가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3일 오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앞에서 군인장병이 입영장병들에게 마스크를 나누주고 있다. [뉴스1]

3일 오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앞에서 군인장병이 입영장병들에게 마스크를 나누주고 있다. [뉴스1]

주한미군 역시 마스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주한미군 사령부가 위치한 경기 평택의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는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부족하다고 공지했다. 기지 내 일부 매점에 이들 물품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대형 마트에는 재고가 없어 이번 주 후반까지 추가 물량을 들여오겠다는 내용이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장병 800여명이 격리 조치됐다고 밝혔다. 중국, 홍콩, 마카오를 본인이 방문해 격리된 장병은 170여명이며 가족 등 제3자와 접촉해 격리된 장병은 630여명으로 파악됐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아직까지 유증상자나 의심 환자는 없다”면서 “격리 기준을 강화해 본인뿐 아니라 가족이나 제3자 중 해당 국가를 방문한 경우까지 포함하면서 인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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