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측과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 운영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외상센터장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
31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29일 전자 결재 방식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 현재 센터장으로 있는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내용이다.
당초 이 교수는 내달 첫 출근에서 공식적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빨리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국종 사임원 수리되면 교수 직함만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이 교수가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자 결제 방식으로 보직 사임원을 제출했다"며 "보직 사임원이 수리되면 이 교수는 아주대병원 교수 직함만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은 이 교수가 제출한 보직 사임원을 아직 수리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 교수는 그동안 아주대병원 측과 외상센터 병상·인력과 닥터헬기 소음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왔다.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시민단체가 유 의료원장을 모욕과 업무방해·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한 데 따라 내사에 나선 상태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교수는 앞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외상센터장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이 교수는 "다른 일을 찾던가, 평교수로 남든지 보직을 다 내려놓을 것"이라며 "몇 년 전부터 고민해 온 것이다. 병원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 복지부와 (외상센터를) 끌고 가면 된다"고 말했었다.
이 교수가 외상센터장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외상센터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상센터 설립과 닥터헬기 도입 등에 이 교수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 닥터헬기의 경우 탑승할 의료진 인력 부족 등으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이 교수, 3·4일에도 휴가
병원과의 갈등에 이 교수는 지난달 1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 기항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에 합류했다. 지난 15일 귀국했지만, 병원에는 다음 달 3일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나 이 교수는 3일과 4일에도 휴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외상센터 측에서 이 교수가 3, 4일도 휴가를 냈다고 알려와 5일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임원 수리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