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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광훈·김문수·박태우···황교안·유승민 뺀 ‘보수’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일 오전 전광훈 목사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하기 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함께 기독교 단체 회원과 자유연대 등 보수 계열 지지자에게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오전 전광훈 목사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하기 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함께 기독교 단체 회원과 자유연대 등 보수 계열 지지자에게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9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K 호텔.

이 호텔 식당 한쪽에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등장했다. 이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 박태우 우리공화당 사무총장, 이종혁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최고위원 등 ‘광화문 태극기 집회’ 때 모습을 보이던 보수 인사 1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회동에 참석한 이들에 따르면 이날 만찬은 전광훈 목사가 주도했다. ‘우파 단체 대표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논의 주제는 ‘보수통합의 방향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거 전략’이었다.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당 4.0 대표(왼쪽 두번째)와 이종혁 전진당 최고위원(세번째)이 지난해 12월 28일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전진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이언주 미래를 향한 전진당 4.0 대표(왼쪽 두번째)와 이종혁 전진당 최고위원(세번째)이 지난해 12월 28일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전진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저녁 식사를 겸한 비공개 간담회는 3시간가량 진행됐다. “우리 모임의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 “독자 세력화 해 기존 정치판을 뒤엎자”, “우리가 힘을 키워 통합의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한다”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문수 전 지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통합의 물살이 빠르기 때문에 대책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며 “일단 3월 1일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국민대회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종혁 전진당 최고위원은 “보수통합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 참석자 각자 n분의 1의 시각을 갖고 의견을 냈다”며 “앞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 만나 통합 논의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엔 기독당, 구국동지회, 일파만파 등 보수단체 대표도 참석했다. 당초 자유한국당 기독인 회장인 안상수 의원도 참석하려다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고 한다.

서울 광화문 중심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 지난 29일 저녁 이 호텔의 한 식당에서 전광훈 목사 주최로 보수단체 대표들이 보수통합을 논의하는 모임을 가졌다. [네이버 로드뷰 캡처]

서울 광화문 중심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 지난 29일 저녁 이 호텔의 한 식당에서 전광훈 목사 주최로 보수단체 대표들이 보수통합을 논의하는 모임을 가졌다. [네이버 로드뷰 캡처]

눈길을 끈 건 현재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 중심의 보수통합 논의에 빠진 이들이 중심이 돼 이날 모임을 가졌다는 점이다. 현재 보수진영에선 중도·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박형준)와 한국당과 새보수당간의 당대당 통합논의가 투트랙으로 진행 중이다.

한편 김문수 전 지사와 전광훈 목사는 현재 신당 창당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엔 자유통일당(가칭) 중앙당 창당식을 갖는다. 정치권에선 자유통일당 창당을 계기로 우리공화당으로 대표되던 태극기 세력이 재편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지사는 “우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고 즉각 석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우리공화당처럼 박 전 대통령의 지시대로 움직이지 않고 민주적인 정당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우리공화당 사무총장(오른쪽)이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형 집행정지 시행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박태우 우리공화당 사무총장(오른쪽)이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형 집행정지 시행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반면 우리공화당은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우리공화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29일 홍문종 공동대표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조원진 공동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내 손을 떠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문종 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하나 고민하던 참에 뺨 때려준 격”이라며 “우리공화당을 해체해서 태극기 진영을 다 모으라는 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이다. (우리공화당) 바깥에서 세력을 규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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