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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즉석밥 1개도 안 먹는다…쌀 소비량 30년 새 반토막

중앙일보

입력

국민 1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쌀의 양이 처음으로 60kg 아래로 줄었다. 하루에 소비하는 쌀은 즉석밥 한 공기를 넘지 못했다.

쌀밥에 의존하지 않는 서구적인 식문화와 1인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국내 쌀 소비량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쌀밥에 의존하지 않는 서구적인 식문화와 1인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국내 쌀 소비량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9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전년(2018년)보다 1.8kg 줄어든 59.2kg으로 나타났다. 1인당 쌀 소비량이 60kg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인 쌀 소비량은 1984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에는 89년 소비량(121.4kg)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명이 하루에 소비하는 쌀의 양은 평균 162.1g이었다.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즉석밥 한 개의 용량인 190~210g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통계청이 1인당 1일 쌀 소비량 조사를 시작한 64년(329.3g)의 절반 수준이다.

쌀뿐만 아니라 보리쌀ㆍ밀가루ㆍ잡곡 등의 기타 양곡 소비량도 줄었다. 지난해 1인당 기타 양곡 소비량은 전년보다 2.4% 감소한 8.2kg을 기록했다. 특히 잡곡과 콩ㆍ팥ㆍ땅콩 등의 소비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반면, 보리쌀과 감자ㆍ고구마(서류) 등의 소비량은 늘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쌀을 이용해 식료품과 음료를 만드는 업체의 쌀 소비량 역시 감소했다. 지난해 식료품ㆍ음료 제품 원료로 쌀을 사용한 양은 74만4055t으로 전년 대비 1만1609t 줄었다. 특히 장류 제조업과 막걸리 등 탁주ㆍ약주 제조업의 쌀 소비량이 각각 전년 대비 24.7%(2967t)ㆍ18.5%(1만1238t) 감소했다. 반면 선식ㆍ누룽지ㆍ시리얼 등을 제조하는 업체는 전년보다 24.2%(1만902t) 늘어난 5만6007t의 쌀을 소비했다.

통계청은 쌀값이 오르고 쌀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전체적인 쌀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임철규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지난해 쌀값이 연평균 12.2% 올라 찹쌀 등을 사용하는 장류 제조업체는 쌀 대신 밀가루를 사용하는 추세”라며 “식품 배송 서비스 등 간편식이 늘어나면서 쌀을 대체하는 식품의 섭취가 증가한 것도 쌀 소비 감소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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