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송철우.백원우 등 13명 무더기 기소···이성윤만 반대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0.01.29 17:50

업데이트 2020.01.29 18:08

검찰이 29일 송철호 울산시장(왼쪽 윗줄부터)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53)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

검찰이 29일 송철호 울산시장(왼쪽 윗줄부터)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53)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경찰 하명수사 사건을 수사해오던 검찰이 현직 송철호(71) 울산시장과 황운하(58)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전·현직 인사와 울산시 공무원 등 13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지난 울산시장 선거를 청와대가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합심해 벌인 ‘송철호 당선 프로젝트’로 결론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종석?이광철 왜 빠졌나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29일 현직 시장인 송 시장 등 1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 사건이 이첩된 지 두 달여 만이다.

기소 대상엔 박형철(52) 전 반부패비서관, 송병기(58)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장환석(59)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한병도(53) 전 청와대 정무수석, 문모(53)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현 국무총리실 사무관), 울산시 공무원 등도 포함됐다.

檢, ‘송철호 당선 프로젝트’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4년 7월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송철호(왼쪽) 울산시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14년 7월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송철호(왼쪽) 울산시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공소 사실은 크게 4갈래다. ▶송 시장 경쟁 후보에 대한 경찰 하명 수사 ▶송 시장 공약 지원 ▶송 시장 당내 경쟁 후보 제거 ▶울산시 내부 자료 유출이다. 검찰은 청와대와 경찰 등 관계 기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 시장의 ‘선거 캠프’처럼 송 시장 당선과 경쟁자 제거 및 수사에 나섰고, 송 시장은 이런 지원에 힘입어 ‘울산 시장 선거 당선’이라는 수혜를 입었다고 본 것이다.

檢 “청와대 하명수사 있었다”

우선 경찰 하명수사 관련이다. 검찰은 당시 현직 시장이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송 시장 측의 청탁에 따른 것으로 봤다. 검찰에 따르면 송 시장은 2017년 9월 황 전 청장에게 관련 수사를 청탁했고, 송 전 부시장은 한달뒤 문모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비위 정보를 제공했다.

문 전 행정관은 이 제보를 재가공한 첩보를 작성했고, 백 전 비서관은 이를 같은해 11~12월 박 전 비서관을 통해 경찰청, 울산경찰청에 차례로 내려보냈다.

황 전 청장은 '하명수사'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 이외에도 김 전 시장 주변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부당하게 인사조치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김기현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발표 연기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기현 전 울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검찰은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은 ‘공공병원 유치’를 시장 선거 공약으로 삼기 위해 2017년 10월 장 전 행정관에게 현직 시장인 김 당시 시장의 공약이던 ‘산재모 병원’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 연기를 부탁했다고 봤다. 장 전 행정관은 산재모병원 관련 내부 정보 제공 및 예비타당성 발표 연기를 수락하는 등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검찰은 밝혔다.

당내 경쟁 후보 매수 의혹 등

한 전 수석은 2018년 2월 송 시장의 당내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 공기업 사장과 해외 공관 총영사 등을 제공하겠다며 출마 포기를 권유한 혐의를 받는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오른쪽 둘째)이 2017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여권 인사 모임 사진. 임 전 최고위원과 김경수 경남지사(왼쪽 셋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 넷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임동호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오른쪽 둘째)이 2017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여권 인사 모임 사진. 임 전 최고위원과 김경수 경남지사(왼쪽 셋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 넷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임동호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검찰은 이외에도 2017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울산시청 자료 등 행정기관 내부자료를 이메일과 우편 등으로 송 전 부시장에게 전달한 혐의가 있는 울산시 공무원 등을 재판에 넘겼다. 선거공약 수립 및 후보 TV토론자료 등으로 활용되도록 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정모(54) 울산시 정무특보는 2018년 7월 울산시 공무원 공개채용 면접 질문을 유출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와대 최고 윗선’ 임종석‧이광철 왜 빠졌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내각 인사와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브리핑룸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내각 인사와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브리핑룸에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핵심 피의자 중 하나로 꼽히는 임종석(54)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이날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송 전 부시장의 업무일지에는 2017년 10월 임 전 실장이 송 시장 측과 만나 출마 요청과 함께 공약을 협의한 정황이 담겼다. 임 전 실장은 30일 오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시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던 이광철 현 민정비서관은 이날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향후 다가올 총선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신병처리는 선거 마무리 이후 결정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팀이 모조리 교체된 뒤에는 수사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현실적인 이유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격적으로 13명을 기소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한다. 지난 8일 검사장급 인사와 지난 23일 중간 간부 인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수사팀 가운데 중간 간부는 김태은 부장만 남았다.

尹·李 줄다리기 끝… 전격 기소 결정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뉴스1]

이날 전격 무더기 기소는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가닥이 잡혔다. 이날 회의에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배용원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제2차장, 수사팀장 격인 김태은 부장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검찰 간부들 가운데 이 지검장만 유일하게 “자문단의 의견을 들어 보자”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며 기소에 반대했다. 그러나 윤 총장은 “근거가 충분하다”며 일찌감치 기소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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