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폐렴환자 도주 몰카'까지 등장…우한 폐렴 가짜뉴스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지를 통해 확산된 우한 폐렴 관련 정보. 방진복을 입은 남성이 우한 폐렴에 걸린 남성을 쫓는 내용의 영상 촬영 장면으로 밝혀졌다.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는지금' 캡쳐]

29일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지를 통해 확산된 우한 폐렴 관련 정보. 방진복을 입은 남성이 우한 폐렴에 걸린 남성을 쫓는 내용의 영상 촬영 장면으로 밝혀졌다.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는지금' 캡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0대 유튜버 4명이 동대구역 광장에서 우한 폐렴 환자를 뒤쫓는 내용의 영상을 촬영해 한때 소동이 빚어졌다. 전국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우한 폐렴 환자 발생’ 가짜 뉴스도 확산하는 추세다.

영상 촬영 사실 몰랐던 시민들 불안감 #일부 시민들 신고도…경찰, 구두 경고 #우한 폐렴 가짜뉴스도 SNS 타고 확산

29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20대 후반의 남성 유튜버 4명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동대구역 광장에서 영상 촬영을 했다. 흰색 방진복을 입은 남성 2명이 우한 폐렴 환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을 뒤쫓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수차례 반복적으로 같은 내용을 찍었다.

촬영 사실을 모르는 일부 시민들은 이를 실제 상황으로 착각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실제 경찰에 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21만여 명이 구독하고 있는 SNS 페이지에 이 장면이 잠시 게재되면서 잘못된 사실이 급속도로 퍼지기도 했다. 해당 페이지는 현재 관련 사실을 정정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동대구역에 우한 폐렴 환자가 도주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해보니 유튜버 4명이 영상 촬영을 하다 벌어진 해프닝이었다”며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범죄 혐의가 없어 구두 경고 조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구독자 50만 명이 넘는 인기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몰래카메라를 찍어 행인들의 반응을 담는 영상을 다룬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시민들에게 우한 폐렴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영상을 촬영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안유리(33·대구시 달서구)씨는 “감염병은 조심하는 게 맞지만 이렇게 가짜뉴스가 될 수 있는 영상 촬영으로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일으키는 건 옳지 않다”며 “우리나라 국민들이 국가 지침을 잘 따르고 단합해 현명하게 대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도 스마트폰 메신저와 SNS를 통해 가짜뉴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는 우한 폐렴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창원시 등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톡과 SNS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자 발생 보고’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퍼졌다. 해당 메시지에는 감염 우려자 인적사항과 발생 경위, 조치 사항, 향후 대책 등이 기록됐다.

29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자 발생 보고'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퍼진 가운데 경남 창원시는 이날 오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당 메시지가 "근거 없는 가짜뉴스"라고 공지했다. 경찰은 시 보건소 측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가짜뉴스 최초 작성·유포자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29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자 발생 보고'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퍼진 가운데 경남 창원시는 이날 오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당 메시지가 "근거 없는 가짜뉴스"라고 공지했다. 경찰은 시 보건소 측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가짜뉴스 최초 작성·유포자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확인 결과 메시지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해당 메시지에 거론된 보건소와 병원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폭주했다. 병원과 보건소는 경찰에 가짜뉴스 최초 유포자를 찾아달라고 수사를 의뢰했다.

광주광역시에서도 광산구 종합병원 두 곳에서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격리됐다는 소문이 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 28일 경기도의 일부 인터넷 맘카페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에서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다섯 번째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울산에서도 같은 날 우한 폐렴 의심 증상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퍼졌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쳐다만 봐도 감염된다’는 루머까지 등장했다. 이른바 ‘각막 전염’이다. 하지만 우한 폐렴은 환자가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튀어나온 바이러스가 반경 1~2m 이내에 있는 사람의 눈이나 코, 입의 얇은 점막에 달라붙거나 바이러스로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비면 감염된다.

이와 관련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8일 “우한 폐렴과 관련해 사회적 혼란과 국민의 과도한 불안을 야기하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27일부터 우한 폐렴 가짜뉴스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대구·창원=김정석·위성욱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