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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핵심 전력 F-15K의 새 둥지, 대구에서 의성·군위로

중앙일보

입력

대구 공항과 대구 공군기지가 경북 의성ㆍ군위로 옮긴다.

국방부 사실상 결정, 위원회 절차만 남아 #군위군 반발하지만 국방부, "주민투표 존중" #80년 넘은 비행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 모습. [의성군청 제공. 연합]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 모습. [의성군청 제공. 연합]

국방부는 29일 입장자료를 내고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 경북 의성 비안ㆍ군위 소보를 이전 부지로 선정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향후 위원회 절차가 남았지만, 사실상 의성ㆍ군위 공동 후보지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1일 군위와 의성에서 열린 주민투표에서 의성 비안이 89.52%, 군위 우보는 78.44%, 군위 소보는 53.20%로 각각 나타났다. 주민투표 결과는 찬성률(50%)과 투표율(50%)을 합한 점수로 나타났다.그러나 군위군 측은 주민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군위 우보에 대한 단독 유치를 신청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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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국방부는 “6만여 명의 군위ㆍ의성군민이 참여한 주민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며 공동 후보지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위군의 단독 후보지 유치 신청을 받아들이면 군 공항 이전 사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강했다”며 “군위군이 공동 후보지 유치 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군 공항 이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로써 2014년 대구시가 국방부에 대구 공군 기지 이전을 건의하면서 시작한 군 공항 이전 사업은 6년 만에 가닥이 잡혔다. ‘K-2’로 불리는 대구 군 공항은 1958년 만들어졌다. 일제는 36년 이곳에 비행장을 건설했고, 미군은 6ㆍ25전쟁 때 대구 공군기지에 주둔했다.

대구 공군기지는 공군 역사에서 중요한 곳이다. 1950년 7월 2일 장성환 중령 등 10명의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일본 이다츠케(板付) 공군기지에서 미국 공군 F-51 무스탕 전투기 10대를 몰고 착륙한 곳이 대구 공군기지다. F-51은 공군이 최초로 보유한 전투기다.

지난해 10월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기념 행사장에 F-15K 편대가 들어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10월 1일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기념 행사장에 F-15K 편대가 들어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구 공군기지는 현재 제11전투비행단의 기지이며, 한국 공군의 핵심 전력인 F-15K가 주둔하고 있다. F-15K는 북한 후방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으며, 독도나 이어도에서 분쟁이 일어날 경우 대처할 수 있는 전투기다. 대구 공군 기지는 61년부터 민간 공항으로도 사용됐으며, 대구 공항은 대구ㆍ경북의 국제 관문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대구 도심이 커지면서 대구 군 공항은 각종 민원의 온상지로 변했다. 항공기 소음 피해가 컸고, 공군기지ㆍ공항 일대가 고도 제한이 걸려 주변 개발이 더뎠기 때문이다. 당초 대구 공항은 영남권 신공항으로 보내고 대구 공군기지만 옮기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6년 6월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을 짓지 않고 김해 공항을 확장하기로 결정한 뒤, 그해 7월 대구 공항과 대구 공군기지를 통합 이전하기로 발표했다.

의성 비안ㆍ군위 소보에 만들 새 군 공항은 15.3Km²다. 현재 대구 군 공항보다 2.3배 더 넓다. 지난해 대구시와 국방부가 공동으로 산정한 대구 군 공항 이전 후보지의 예상 사업비는 8조원대였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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