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밖 위험" 온라인 매출 껑충···마스크 판매 4380% 급증

중앙일보

입력 2020.01.28 17:14

업데이트 2020.01.28 17:31

중국인 방문이 많은 면세점 업계는 우한 폐렴 확산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롯데면세점

중국인 방문이 많은 면세점 업계는 우한 폐렴 확산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롯데면세점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대형마트와 백화점, 커피 전문점 등에 들렀다는 소식에 유통업계는 비상에 걸렸다. 세정제 설치는 기본이고 서비스업에서는 금기시되는 직원 마스크 착용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돌아와 매출 회복을 기대했던 면세점 업계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질병 확산 저지에 힘을 쏟고 있다. 소비자가 집 밖으로 나오길 꺼리면서 전자상거래 업체는 뜻밖의 호재를 맞았다.

시식 매대 치우고, 열나면 바로 귀가 조처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 매장에선 시식 매대를 모두 치웠다. 롯데쇼핑은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점포 9곳에 대해 이와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날 수도권의 각 백화점과 대형마트, 대형쇼핑몰은 한산했다. 설 연휴가 막 지난 이유가 컸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다중시설은 당분간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걱정이다.

편의점 CU에선 설 연휴 기간 위생 마스크 판매 매출이 급증했다. [사진 BGF리테일]

편의점 CU에선 설 연휴 기간 위생 마스크 판매 매출이 급증했다. [사진 BGF리테일]

세 번째 확진자가 24일 경기도의 한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A커피 프랜차이즈는 다른 점포로 불똥이 튈까 걱정에 빠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당시 확진자를 맞은 직원 3명은 밀접 접촉자가 아닌 ‘일반 접촉자’로 출근해도 무방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이 있지만, 우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다음 달 2일까지 휴가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전 직원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착용을 권장하는 한편 위생 교육을 강화했다.

롯데면세점 전 직원 하루 한번 체온 잰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모이는 면세점 업계는 특히 위기감이 크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우한 폐렴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의 안전을 위해 지난 24일 이갑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루에 한 번씩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체온 재기를 의무화했다. 조금이라도 열이 있는 직원은 귀가 뒤 의료기관 진료를 받는다.

매장과 인도장 근무자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사업장은 주 2회 소독을 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을 방문했던 직원은 귀국 뒤 무조건 14일간 휴가 조치를 한다. 여기에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 등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 등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따이공(보따리 상인)이 돌아오는 오늘(28일)과 내일(29일) 사이 우한 폐렴 영향 정도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따이공은 설 직전 중국으로 돌아가 명절을 보내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회복을 기대했던 중국 단체관광객 관련 매출이나 일반 소비자 방문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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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면세점도 한인규 면세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응 TF를 가동했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설 연휴 전날인 지난 23일 황해연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 면세점 역시 발열 직원이 있는지 매일 확인하는 등의 수칙을 세우고 중국 방문 직원은 귀가 뒤 휴가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연초부터 복병, 우울한 할인점

 올해 실적 회복을 꾀하던 할인점은 연초부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분투 중이다. 매장 위생을 강화하고 확산을 막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4일부터 우한 폐렴 증상에 대해 설명회를 진행하고, 원하는 사원은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만족센터와 계산대에 ‘고객 여러분과 근무사원의 위생건강을 위해 마스크 착용’이라는 안내 고지물을 비치하면서 충돌이 없도록 했다.

 롯데마트도 매일 직원 중 고열환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감기환자는 완치될 때까지 휴가를 쓰도록 했다. 불필요한 대면 회의는 자제하고 회식과 단체활동은 금지했다. 서울역 점포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점포에 대한 관리는 한층 더 까다롭게 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22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 및 물류센터, 본사 등 모든 조직을 대상으로 우한 폐렴 예방 행동지침을 공지했다. 이에 따라 쇼핑 카트, 매장 주 출입구 등에 소독ㆍ위생용품을 비치하고 모든 직원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우한폐렴 관련 상품 신장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우한폐렴 관련 상품 신장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불 밖은 위험" 온라인 매출 급증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의 판매는 폭증했다. 28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1~27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은 1주일 전(1월 14~20일)에 비해 4380%나 늘었다. 전년 동기보다는 2044%나 증가했다. 액상형 손 세정제 판매는 전년 대비 7410%, 전주 대비 7004% 증가해 공급이 달릴 정도다.

위메프에서도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KF94 마스크가 전주(1월 17~20일) 대비 3213% 늘었고 손 소독제 매출은 같은 기간 8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휴 전인 20~23일 매출 증가세는 마스크 196%, 손 소독제 192%였지만,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24일부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밖에 편의점 CU에선 마스크 판매량이 전월 동기의 11.2배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엔 미세먼지 영향으로 마스크 매출이 평소의 5~8배 수준으로 늘지만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 증가 폭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비비안 매장에선 KF94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 지난 27일 하루 만에 1만개가 완판됐다. 이에 따라 비비안은 당초 전국 판매 물량 10만장을 2배로 늘려 확보할 예정이다.

중국 노선 운항 중단 확산 

에어서울은 28일 승객의 안전을 위해 인천∼장자제(張家界), 인천∼린이(臨沂)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한이 아닌 중국 전 지역 노선 운항 중단은 처음이다. 에어서울은 인천∼장자제 노선을 주 3회, 인천∼린이 노선을 주 2회 운항해 왔다. 이날 중국 노선 전체 운항을 중단함에 따라 지난 24일 예약분부터 운항이 재개될 때까지 여정 변경과 환불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다른 항공사도 중국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제주항공은 부산∼장자제 노선은 오는 29일부터, 무안∼장자제 노선은 오는 30일부터 각각 운항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도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청주∼장자제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다른 중국 노선 운항 중단도 검토 중이다.

현재 인천∼산야(三亞), 인천∼칭다오(靑島), 대구∼장자제 등 6개의 중국 노선을 운항 중인 티웨이항공도 중국 노선 스케줄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티웨이 항공은 앞서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 신규 취항을 연기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중국 당국이 우한 공항의 모든 항공편에 대해 운항 불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지난 23일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전영선ㆍ추인영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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