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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 아미들의 성지되나..'커넥트 BTS' 서울 전시 28일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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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8일 서울 DDP에서 열리는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 강이연 작가가 자신이 만든 프로젝션 맵핑 작업'BEYOND THE SCENe'을 둘러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서울 DDP에서 열리는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 강이연 작가가 자신이 만든 프로젝션 맵핑 작업'BEYOND THE SCENe'을 둘러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DDP에서 새막한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 강이연 작가가 선보인 프로젝션 맵핑 작업 'BEYOND THE SCENE'을 한 관람객이 둘러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DDP에서 새막한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 강이연 작가가 선보인 프로젝션 맵핑 작업 'BEYOND THE SCENE'을 한 관람객이 둘러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가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들의 성지가 될까?

강이연. 9분30초 프로젝션 맵핑 'Beyond The Scene' #"런던서 만난 60대 아미(Army) 얘기 들으며 함께 울었다 #새로운 플랫폼 갈증...아미 연구하며 만든 작품 의미 남달라"

BTS와 전 세계 아미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예술 프로젝트 '커넥트, BTS(CONNECT, BTS_'의 서울 전시가 28일 개막했다. ''커넥트, BTS'는 서울과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 5개국 다섯 도시와 22명의 현대 예술가를 연결하는 글로벌 미술 프로젝트.

DDP에서 열리는 서울 전시는 영국 런던-독일 베를린-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에 이어 네 번째로 개막하는 행사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14일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덴마크 출신의 미디어 아티스트 제이콥 스틴슨의 전시로 포문을 연 데 이어 15일 독일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 미술관에서는 17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전시 '치유를 위한 의식', 21일 아르헨티나 북부 소금 사막인 살리나스 그란데스에서 토마스 사라세노가 만든 비행기구를 띄우는 퍼포먼스 ‘플라이 위드 에어로센 파차(Fly with Aerocene Pacha)’로 이어졌다.

이번엔 서울 차례다. DDP에선 영국 작가 앤 베로니카 얀센스(53)가 '그린, 옐로, 핑크'라는 제목으로 색색의 빛 안개로 가득 찬 공간을 선보였다. 관람객에게 안개 가득한 공간을 체험하도록 한 설치 작품이다.

서울 DDP에서 열리는 'CONNECT, BTS '전시에 선보인 앤 베니카 얀슨스의 '로즈'.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서울 DDP에서 열리는 'CONNECT, BTS '전시에 선보인 앤 베니카 얀슨스의 '로즈'.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전시에선 한국 작가인 강이연(37) 작가의 프로젝션 맵핑 ‘비욘드 더 씬(Beyond The Scene)’도 함께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미디어 아티스트인 작가가 아미(Army·BTS 공식 팬클럽)들이 가장 좋아하는 BTS의 군무 움직임을 재해석해 만든 9분 30초짜리 영상 작업이다.

'비욘드 더 씬'은 BTS를 다시 풀어쓴 제목이다. BTS는 2017년 그룹의 정체성에 확장성을 부여하며 BTS의 의미를 본래 의미 'BangTansonyeondan'에서 나아가 'Beyond The Scene'으로 재정립한 바 있다. 현실을 뛰어넘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며 성장하는 청춘인 방탄소년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28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 프로젝션 맵핑 작업 'BEYOND THE SCEN'을 제작한 강이연 작가.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 프로젝션 맵핑 작업 'BEYOND THE SCEN'을 제작한 강이연 작가.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이연 작가는"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BTS의 안무를 몇 시간에 걸쳐 봤다"면서 “너무 많은 비디오를 유튜브에서 보느라 더는 스크린에 눈을 둘 수 없을 정도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만들기 전까지는 BTS 팬이 아니어서 리서치 작업을 많이 해야 했다"면서 "제작 과정은 BTS가 어떻게 언어 장벽을 넘어서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는지 제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세계에에서 단단한 유대감을 보여주고 있는 아미에서 그 열쇠를 찾았다. 그는 "다양한 인종·나이·직업을 가지고 있는 15명의 인터뷰했고 그중 기명을 허락한 7명은 크레딧에 나온다"면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유일한 한국계로서 영국에서 40년 넘게 살아온 60대 여성이었다"고 말했다.

"전혀 케이팝이 뭔지도 몰랐던 그분은 우연히 방탄소년단 유엔 연설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스마트폰으로 그들에 대한 것을 찾아보다가 '페이크 러브' 뮤직비디오를 보고 순간 눈물이 왈칵 났다고 했다"면서 "남편과 자식만을 위한 인생을 살며 그렇지 않아도 괜찮은 척 페이크로 살던 자신이 생각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작가는 이어 "그분은 BTS 음악을 듣고 콘서트를 찾아다니며 자기를 찾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 얘기 하면서 그분도 울고 나도 울었다"고 전했다. BTS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작가가 작품으로 구현한 '비욘드 더 씬'에는 BTS가 직접 등장하지는 않는다. 한 겹의 흰 천 뒤에서 7명의 퍼포머가 벌이는 안무로 사람의 흔적만 보인다. 작가는 이에 대해 "다양성을 포용하고 언어를 초월해 세계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BTS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7명의 퍼포머는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면서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고자 하는 이들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BTS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28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 한 관람객이 프로젝션 맵핑 작업 'BEYOND THE SCEN'E'을 둘러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리는 CONNECT, BTS 서울 전시에서 한 관람객이 프로젝션 맵핑 작업 'BEYOND THE SCEN'E'을 둘러보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개막한 CONNECT, BTS 서울 전시 프레스 공개에 모인 기자들. BTS와 협업한 이 프로젝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8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개막한 CONNECT, BTS 서울 전시 프레스 공개에 모인 기자들. BTS와 협업한 이 프로젝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는 순수예술 분야에서 작업하는 아티스트로서 이번 '커넥트, BTS' 프로젝트에 참여한 남다른 소감도 밝혔다.

"그동안 순수예술은 배타적이고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는 그는 "미술계가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에 목이 말랐다. BTS와 아미들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서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보며 나도 예술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들 사는 게 힘든 데 미술이 난해한 영역에만 머무르지 말고 힐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미가 BTS에서 얻는 게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대형 예술감독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측은 "CONNECT, BTS는 BTS의 철학과 공감한 전세계 큐레이터들의 공동 전시 기획 실험"이라며 "프로젝트에 담은 핵심 철학은 다양성·연결·소통으로 압축된다"고 말했다. 이어 "협업이지만 무엇보다 작가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BTS와의 공감을 통해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9분 30초 동안 펼쳐지는 '비욘드 더 씬'과 얀센스의 작품 등은 1시간 단위로 입장을 제한하며 전회 예약제로만 볼 수 있다. 전시는 3월 20일까지이며 화~목요일, 일요일(공휴일)은 오전 11시~오후 7시, 금~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9시까지. 관람료는 무료.

'커넥트, BTS'의 마지막 전시로 뉴욕에서는 다음 달 5일부터 브루클린 브리지 피어에서 앤서니 곰리가 18㎞의 알루미늄을 제멋대로 구부린 작품 ‘뉴욕 클리어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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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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