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지지자들이 정당 창당에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깨어있는 시민연대당(가칭)' 창준위의 결성신고를 지난 23일 공고했다. 대표자는 친문성향 유튜브 채널 '깨시연TV' 진행자 이민구 씨다. 이씨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18개 정당이 연동형 비례를 탐을 내며 침 흘리며 달려드는 마당에 '문파 깨시민'(문 대통령 지지자)들도 준비는 해야 되지 않는가 해서 창준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즉 더불어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을 저처한 것이다. 깨시연TV는 구독자 3500명의 소규모 유튜브다.
민주당은 일단 해당 정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일부 지지자들이 당을 위하는 마음에서 창당준비위원회를 신고한 것 같은데 당은 이들의 개별행동에 대해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창준위가 정당 창당을 위해선 1000명 이상 당원을 보유한 시·도당 창준위를 5개 이상을 설립해야 한다.
선관위는 지난 13일 민주당·한국당 등 기존정당과 유사한 형태 '비례○○당' 명칭에 대해 사용 불허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한국당이 미래한국당 창당준비를 본격화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을 얕잡아 보고 또 눈속임으로 만드는 위성정당 앞길에 유권자의 거대한 심판만이 있을 뿐"이라며 미래한국당 창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선거 판세에 따라 민주당도 비례정당 창당을 무작정 방치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문 지지자들의 정당이 향후 비례민주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여권 인사는 "한국당이 저렇게 나오는데 가만히 앉아서 비례 의석을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