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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확산에 비상 걸린 북한…북한 개별관광 추진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발생된 27일 오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입구에 중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공지가 적혀 있다. [뉴스1]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발생된 27일 오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입구에 중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공지가 적혀 있다. [뉴스1]

보건·의료 분야가 열악한 북한이 ‘우한 폐렴’의 남한 확산 소식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 당국은 앞서 23일부터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던 에어차이나 운항을 중단했고, 북한 내 외국인의 중국 여행도 잠정 금지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7일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란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에서 감염 환자가 발생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남한의 우한 폐렴 발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신문은 남쪽 언론을 인용해 “24일 남조선 질병관리본부가 중국의 후베이성 우한시에 갔다 온 사람 중 1명이 신형코로나비루스에 감염됐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4명이 열이 나고 기침 증세를 보여 격리돼 있다”고 비교적 상세히 소식을 전했다. 또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등 전 세계 각지의 우한 폐렴 확산 소식도 함께 보도했다.

북한은 21일 관영 매체를 통해 우한 폐렴을 처음 보도한 후 연일 세계 각국의 발병 현황을 전하며 주민들에게 예방에 신경 쓸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처럼 우한 폐렴에 촉각을 기울이는 것은 북한의 보건·의료 상황이 열악한 탓으로 풀이된다. 북한 내부로 감염이 확산될 경우 검역 여력 등이 달리는 만큼 주민들이 최대한 사전 예방에 나서게끔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한 내에서 우한 폐렴 확진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북한이 자체적으로 신고한 내용을 토대로 한 발표라는 점에서 북한 내 확진자가 없다는 걸 보장할 수는 없다.

중국 베이징과 북한 평양을 오가는 에어차이나 항공기 모습.[연합뉴스]

중국 베이징과 북한 평양을 오가는 에어차이나 항공기 모습.[연합뉴스]

북한 당국은 앞서 감염 중국인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폐쇄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24일 페이스북 계정에서 “북한 외무성이 2월 10일까지 중국 항공인 에어차이나의 베이징-평양 간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알려왔다”며 “중국에서 북한으로 입국이 전면 금지됐다”고 확인했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는 홈페이지에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조치로 22일부터 모든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경을 일시 폐쇄한다(Closing borders)”고 공지했다.

영국 외무부도 24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북한 여행 주의보’에서 “북한 당국이 일시적으로 외국인 거주자들의 중국여행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우한 폐렴 유입을 막기 위해 그간 적극적으로 독려해온 외국인 관광까지 중단한 모습이다. 특히 중국과의 국경 봉쇄까지 나서면서 정부가 올 초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중국 등 제3국을 통한 북한 개별관광 구상도 당분간 추진이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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