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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 절반 줄이는 법···세탁기 25도로 30분 돌려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탁 테스트 과정에서 배출된 미세섬유. [사진 리즈대]

세탁 테스트 과정에서 배출된 미세섬유. [사진 리즈대]

25도의 물 온도에서 30분 동안 세탁기를 가동했을 때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이 줄고 옷의 수명도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영국 리즈대 연구팀은 세탁기를 사용해 옷을 빨 때 물 온도와 가동시간에 따라 미세섬유 배출량과 색의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비교 실험한 결과를 학술지에 게재했다. 미세섬유는 합성섬유 재질의 옷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가정용 세탁기에 12개의 어두운색과 8개 밝은색 티셔츠를 넣고 25도에서 30분, 40도에서 85분씩을 각각 돌렸다. 16차례 시행된 실험에는 실제 소비자들이 제공한 더러운 옷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세탁 과정에서 방출된 폐수에서 미세섬유를 채취해 무게를 쟀고, 세탁을 마친 의류의 색깔 등을 분석했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물 온도를 낮추고 더 빠르게 세탁했을 때 미세섬유 배출량이 최대 52%까지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염료 방출량 역시 최대 74%까지 줄어들었다. 그만큼 옷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루시 코튼 리즈대 박사는 “우리는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SPA)으로 인해 야기되는 환경적 위협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며 “더 짧고, 더 시원한 세탁물을 사용하는 것이 모든 사람이 그들의 옷을 더 오래 입고 쓰레기 매립지에 가지 않게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35%는 세탁물 미세섬유”

빨래 중인 세탁기. [사진 pxhere]

빨래 중인 세탁기. [사진 pxhere]

실제로 세탁기에서 버려지는 미세섬유는 해양 플라스틱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해양에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35%는 세탁물 미세섬유다. 세탁기를 한 번 돌릴 때마다 수십만 개의 미세섬유가 하수구를 통해 하천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렇게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연간 100만t에 이른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세탁물의 온도를 낮추고 가동시간을 줄이면 미세섬유 발생량을 절반가량 줄이고 옷도 더 오래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에너지를 아끼는 효과도 있다. 에너지 세이빙 트러스트(The Energy Savings Trust)에 따르면, 40도 대신 20도 물 온도로 세탁했을 때 에너지 사용량은 66%가량 줄어들었다. 30도의 경우 40%가량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문제는 낮은 온도에서도 똑같은 세탁 효과를 낼 수 있는가다. 이번 실험에서는 옷이 얼마나 깨끗해졌는지는 다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코튼 박사는 “이번 연구가 유용한 이유 중 하나는 세제 업체들에 차갑고 빠른 세탁으로도 옷을 깨끗하게 할 수 있냐는 과제를 탐구하도록 책임을 지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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