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마라탕까지 새벽에 온다, 성인 59% ‘나홀로 명절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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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나 홀로 명절 족’

마켓컬리 물류센터 방문한 조성욱 공정위원장. [연합뉴스]

마켓컬리 물류센터 방문한 조성욱 공정위원장. [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두고 혼자 연휴를 보내는 ‘나 홀로 명절 족(族)’이 증가하고 있다. 명절을 보내는 사회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상품·서비스도 늘어나는 추세다.

잡코리아·알바몬이 올해 구정을 앞두고 20세 이상 성인남녀 3390명에게 설날 계획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6명(59.1%)이 ‘나 홀로 명절 족’이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대신 혼자 설날을 보낼 계획을 가진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는 뜻이다.

명절 기간 출근(31.1%·이하 복수응답)·구직활동(29.1%)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친척과 만나는 게 스트레스(30.0%)거나 그냥 단출하게 보내고 싶어서(21.9%) 혼자서 연휴를 보내는 경우도 많았다.

핫도그부터 마라탕까지 새벽 배송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카트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카트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연휴 기간 식당이 대부분 문을 닫는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집에서 미리 장을 봐두지 않는다면 끼니를 때우는 것이 곤란한 경우가 있었다. 이런 소비자를 위해서 유통업계는 명절에 특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줄줄이 선보였다.

온라인 쇼핑(이커머스·e-commerce) 애플리케이션 마켓컬리는 22일 “설날 연휴 아침에 수령할 수 있는 50여 가지 상품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쇼핑몰 애플리케이션에서 오는 23일 음식을 주문하면 설 연휴 첫날(24일) 아침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다. 또 설 연휴 마지막 날(27일)도 주문을 받는다. 27일 주문하면 28일 음식을 수령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이 이번 구정 명절 기간 선보인 4종의 명절 간편식 시리즈.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이번 구정 명절 기간 선보인 4종의 명절 간편식 시리즈. [사진 세븐일레븐]

연휴에 먹을 수 있는 상품도 다양하다. 볶음밥·국밥·마라탕면·닭갈비 등 식사대용 제품뿐만 아니라, 핫도그 등 각종 간식까지 배송한다. 또 연휴 기간 혼자 야간에 음주하다가 속이 쓰려 해장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서 사천마라탕면(일반맛·매운맛)도 새벽에 배송해 준다.

식품업계도 명절 기간 ‘나 홀로 명절 족’을 위한 신상품을 준비했다. 신세계그룹 식자재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이번 설을 맞아 사골떡국을 새롭게 선보였다. 아침에 혼자 일어나 냄비를 준비할 필요 없이, 전자레인지에 넣어 떡국을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컵 용기에 담은 떡국이다. 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잡채나, 한국야쿠르트 떡국 세트도 나 홀로 명절 족을 타깃으로 등장한 신제품이다.

신세계푸드는 “대파·계란지단·김 등 떡국용 고명을 풍성하게 담아 혼자 설 명절을 보내는 소비자도 명절 기분을 낼 수 있도록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GS25가 선보인 '정성가득도시락.' [사진 GS리테일]

GS25가 선보인 '정성가득도시락.' [사진 GS리테일]

편의점엔 산적·전·떡갈비도 

씨유(CU)가 설날을 맞아 출시한 대왕 스팸 덮밥 도시락. [사진 BGF리테일]

씨유(CU)가 설날을 맞아 출시한 대왕 스팸 덮밥 도시락. [사진 BGF리테일]

끼니가 걱정인 나 홀로 명절 족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은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이다. 가정용간편식(HMR)이 주요 매출처로 자리 잡으면서 요즘 편의점은 명절 음식도 판매한다. 씨유(CU)는 ‘대왕 스팸 덮밥 도시락’을 21일 출시했다. CJ제일제당과 함께 개발한 초대형 스팸(가로 8.5cm, 세로 17.5cm)이 도시락에 들어있다.

CU는 “명절 기간 도시락을 이용하는 사람이 대부분 20~30대라는 점에 착안해 젊은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설날 타깃 제품”이라며 “스팸이 마치 이불처럼 도시락 전체 면적의 70%를 덮고 있다”고 비유했다.

GS25가 이번 명절 신규 출시한 ‘정성가득12찬도시락’은 각종 명절 음식이 들어있다. 양념돈찜, 떡갈비구이, 오미산적, 동태전 등 12개의 반찬으로 구성했고, 디저트로 미니약과를 넣었다. 이마트24 ‘사골떡만두국도시락’은 CJ제일제당의 손만두(3개)와 석박지가 함께 담겨있고, 세븐일레븐 ‘한상도시락’도 취나물·들깨무나물·표고버섯볶음·고기전·오미산적 등 명절 음식을 담고 있다.

이마트24에서 판매하는 사골떡만두국도시락. [사진 이마트24]

이마트24에서 판매하는 사골떡만두국도시락. [사진 이마트24]

이처럼 나 홀로 명절 족을 위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아예 집에서 혼자서 제사용품을 준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마트 자체 식품 브랜드 피코크는 설 제수용품 52종을 출시했다. 떡국·만둣국 등 요리는 기본이고 사골곰탕·사골육수와 빈대떡·떡갈비까지 판다. 동원홈푸드는 아예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만 골라서 세트를 구성했다. 사과·배·곶감을 비롯해 갈비찜·잡채·모둠전·소고기뭇국·명절나물 등 24종으로 구성했다.

가정용간편식으로 차례상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구정 이마트 간편식 제수용품 매출액(13억3000만원)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가정용 간편식 매출도 30% 이상 신장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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