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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 휴대폰 해킹, 혼외관계 폭로한 배후는 빈 살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제프 베조스(左), 모하메드 빈 살만(右)

제프 베조스(左), 모하메드 빈 살만(右)

세계 최고의 갑부인 제프 베조스(56) 아마존 창립자의 스마트폰이 모하메드 빈 살만(35)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해킹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가디언 “빈 살만 메시지 받은 뒤 #사생활 문자 등 정보 대량 유출” #카슈끄지 피살도 연관 가능성

영국 일간 가디언은 등은 21일(현지시간) 베조스가 지난 2018년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모바일 채팅앱 ‘왓츠앱’ 메시지를 받은 뒤 대량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18년 3월 베조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났다. 그해 5월 1일 빈 살만 왕세자의 계정으로부터 온 왓츠앱 메시지를 열었고 이로 인해 그의 사생활이 담긴 문자를 포함, 많은 양의 정보가 해킹당했다는 것이다.

해킹된 정보의 사용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킹 약 5개월 뒤인 그해 10월 발생한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의 연관성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베조스는 WP의 사주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언론인으로 사우디를 비판하는 칼럼을 WP에 자주 기고한 자말 카슈끄지는 당시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됐다. 빈 살만 왕세자가 그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월 미국의 타블로이드 ‘내셔널 인쿼러’의 보도로 불거졌다. 당시 내셔널 인쿼러는 미국 방송 앵커 출신 로렌 산체스와 베조스와의 혼외관계를 폭로하면서 베조스의 문자내역 등 사생활을 상세히 보도했다. 내셔널 인쿼러는 “베조스 여자친구의 오빠로부터 제보받았다”고 했지만, 베조스는 해킹 등이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베조스 측이 고용한 조사팀은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했고,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온 메시지로 인해 해킹이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해킹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왓츠앱 이용자 수는 10억 명이다.

왓츠앱 측은 이번 사건에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주워싱턴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도 가디언의 공식입장 표명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베조스는 변호사를 통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미래의 사우디 국왕이 될 빈 살만 왕세자가 미국의 최대 부자를 대상으로 한 해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에 월가부터 실리콘밸리까지 미국 전역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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