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하사 전역심사 강행···"남근 집착하며 내쫓으려해"

중앙일보

입력 2020.01.22 13:46

업데이트 2020.01.22 14:11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뉴시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뉴시스]

휴가 중 외국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군 복무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 부사관에 대한 전역심사를 앞두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편견에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생각을 밝혔다.

임 소장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젯밤 그녀가 보내온 '통일!'이라는 구호 아래 작성한 전역심사위원회에서 낭독할 진술서를 읽은 후로는 잠을 청할 수 없었다"며 "A하사는 변호인과 함께 전역심사위에 직접 출석해 여성으로서 군복무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도록 호소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그는 "A하사에게 전화로 '긴 여정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더라도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면서 "A하사는 웃으며 오히려 날 걱정하며 위로 해줬다"고 썼다.

이어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A하사의) 강한 의지와 남근에 집착하며 그녀를 기어코 우리 군에서 내쫓으려는 군 당국을 보며 마음 속으로 '시간은 그래도 인권의 편이야'(라고 믿는다)"라며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예비역 중령)을 생각하며 그녀도 편견과 싸워서 이겼으니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덧붙였다.

피 전 처장은 2002년 유방암에 걸린 후 완치됐지만 군 신체검사에서 장애 판정을 받아 2006년 11월 강제 전역했다. 그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끝에 2008년 승소했고 같은 해 5월 군에 복귀해 2009년까지 근무했다.

현직 육군 A하사는 지난달 휴가 기간 성전환 수술을 하고 돌아와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병원 의무조사에서 음경 훼손 5등급, 고환 적출 5등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규정에 따라 5등급이 2개면 심신장애 3등급으로 분류돼 전역심사 대상자가 된다.

군인권센터는 이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지난 20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21일 A하사의 전역심사위 개최 연기를 권고했지만 육군은 예정대로 이날 열겠다는 입장이다. 통상 전역심사 당일 강제 전역 여부가 결정된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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