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트랜스젠더 부사관 전역심사 연기를" 긴급구제 권고

중앙일보

입력 2020.01.21 18:22

업데이트 2020.01.21 18:38

한국군 최초로 휴가 중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군인의 전역심사 연기 요청이 반려된 사건 관련, 국가인권위원회가 긴급구제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긴급구제란 진정 사건 피해 당사자에 대한 인권 침해가 계속돼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나기 전 구제를 권고하는 조치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트랜스젠더 부사관에 대한 전역심사를 연기할 것을 육군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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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21일 오후 제3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군 복무 중 성전환을 한 A부사관에 대한 긴급구제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이같이 의결했다. 상임위는 ▶현역복무 중 성전환자에 대한 별도의 입법이나 전례가 없고 ▶이 사건 부사관의 성전환 수술행위를 신체장애로 판단하여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은 성별정체성에 의한 차별행위 개연성이 있으며 ▶전역심사위원회 회부 절차는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될 수 있고 ▶2020년 1월 22일 개최될 전역심사위원회에서 전역으로 결정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발생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육군참모총장에게 22일로 예정된 전역심사위원회를 인권위 규칙(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조사구제규칙 제4조)에 따른 조사기한인 3개월 이후로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 "육군의 A부사관 심신장애 판정은 인권침해" 

앞서 군인권센터는 육군이 A부사관의 전역심사 연기 요청을 반려하자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아울러 최근 육군이 A부사관에 대해 취한 일련의 조치는 인권침해라는 내용의 진정도 인권위에 접수했다.

군인권센터는 국군수도병원이 A부사관에 대해 성기를 상실했다는 이유로 심신장애라 판정하고 육군이 A부사관을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봤다. 군인권센터는 A부사관이 전역심사기일을 법원의 성별 정정 결정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했으나 육군이 이를 반려한 행위도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인권침해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앞으로 국방부가 트랜스젠더 군인의 복무에 관한 법령, 규정,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진정서에 담겼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탄생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탄생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육군에서 전차조종수로 복무해오던 A부사관은 지난해 12월 휴가를 내고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후 여군으로 군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입대 이후 장기간 호르몬 치료를 받는 등 장기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군 수도병원에서 받은 의무조사 결과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고 전역 대상자로 분류돼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육군은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복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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