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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베르사유에서 수소사회 외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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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 일원에서 열린 수소위원회에 공동 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그룹별 토론을 주재했다. 사진은 정 수석부회장(앞줄 중앙 오른쪽)과 공동 회장사인 프랑스 에너지기업 에어리퀴드의 브누아 포치에 회장(앞줄 중앙 왼쪽) 등 수소위원회 연례 CEO 총회에 참석한 글로벌 CEO들.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 일원에서 열린 수소위원회에 공동 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그룹별 토론을 주재했다. 사진은 정 수석부회장(앞줄 중앙 오른쪽)과 공동 회장사인 프랑스 에너지기업 에어리퀴드의 브누아 포치에 회장(앞줄 중앙 왼쪽) 등 수소위원회 연례 CEO 총회에 참석한 글로벌 CEO들.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서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 에너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해법이 되려면 ▶기술혁신을 통한 원가 저감▶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3가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파리 근교 트리아농 팰리스 베르사유 호텔에서 열린 총회 환영사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히고 그룹별 토론을 주재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제시한 어젠다 가운데 원가 저감은 수소 에너지 확산에 결정적인 요소로 꼽혀 왔다.

예를 들어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해 훨씬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을 자랑한다. 공기정화 기능도 우수하다. 하지만 발전장치가 복잡하고 비싼 게 걸림돌이다. 또 전기차는 전지와 모터만 탑재하면 되지만 수소차는 수소연료탱크와 모터 외에 발전장치까지 얹어야 한다.

현대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현대자동차]

정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원가 저감과 일반 대중의 수용성 확대는 그런 의미에서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다.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사회로 가는 지름길은 없다. 수소산업 각 분야·단계별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지속해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부터 공동 회장을 맡은 수소위원회가 이번 총회에 맞춰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에 의뢰해 ‘수소원가 경쟁력 보고서’를 펴낸 것도 맥을 같이 한다. 보고서는 수소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유통∙활용 등 각 단계에서 원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향후 10년 이내 최대 50%의 원가 저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럭 운송, 산업용 열원 생산 등 수소 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20여개 이상 분야에서 원가 저감이 예상되는데 이들 분야는 현재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약 15%를 점유하고 있다. 원가 저감의 이유로는 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 비용 하락,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소 공급 가격 감소, 수소 활용 사업군의 생산 확대에 따른 수소전지시스템 원가 감소 등을 들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현대차]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 현대차]

정 수석부회장은 “맥킨지 보고서가 수소의 잠재력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제고할 뿐 아니라, 수소산업 전반의 원가저감과 함께 수소사회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수소위원회는 2017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때 출범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의 협의체다. 현재 정 수석부회장과 프랑스 에너지기업 에어리퀴드의 브누아 포치에 CEO가 공동 회장을 맡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3M∙BMW 등 에너지∙화학∙완성차 및 부품 업체 등 81개 전 세계 주요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총회가 끝난 뒤 프랑스 정부가 주최하는 투자유치행사(Choose France Summit)에 참석했다. 프랑스는 매년 전 세계 주요 경제인들을 초청해 이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국무총리, 주요 장관들을 비롯해 190여개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참석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1~22일에는 스위스 다보스로 이동해 WEF에 참석한다. 주요국 정상을 포함한 글로벌 리더, 주요 완성차 및 부품업계 CEO와도 잇따라 비공개 면담을 갖고 폭넓은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다보스 포럼 참석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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