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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작업 인생 최고의 경험…완벽 추구하는 자세 배워”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과 합동 무대를 펼친 할시.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과 합동 무대를 펼친 할시. [로이터=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과 작업은 인생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어요.”
미국 싱어송라이터 할시(26)는 지난해 4월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피처링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당시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한국까지 날아온 그는 “그들이 어떻게 음악을 만드는지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댄스를 비롯해 모든 것에 완벽함을 도모하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며 “내가 음악을 만들 때도 그만큼 전념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말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피처링한 할시 #새 앨범 ‘매닉’에 슈가와 협업곡 수록 #“아티스트로서 고뇌 느껴져 매력적 #젊은 여성에게 귀감 되는 음악하고파”

할시와 방탄소년단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 무대에서 첫 합동 무대를 선보인 그는 파리 콘서트에도 깜짝 등장했다. 미국 3대 음악상인 빌보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각각 2관왕과 3관왕에 오른 방탄소년단이 오는 26일(현지시간) 열리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미국은 변화에 뒤처져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입장에서는 든든한 동료이자 우군인 셈이다.

지난 17일 3집 '매닉'을 발표한 할시. [사진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지난 17일 3집 '매닉'을 발표한 할시. [사진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지난 17일 발표한 3집 ‘매닉(Manic)’에도 방탄소년단 슈가와 협업한 ‘슈가스 인터루드(SUGA’s Interlude)’가 수록됐다. e메일로 만난 그는 “슈가의 ‘어거스트 디(Agust D)’를 듣는데 내면의 어두운 면은 물론 뮤지션과 개인으로서 삶을 오가는 고뇌가 고스란히 전달돼 함께 작업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체인스모커스ㆍ저스틴 비버ㆍ포스트 말론 등 다양한 뮤지션과 협업한 그는 “생각지도 못한 조합은 내 안의 새로운 인격을 찾아내게 한다. 전혀 다른 모습의 나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명은 ‘조증’을 뜻하지만, 타이틀곡은 ‘너는 반드시 슬퍼질 거야(You Should Be Sad)’로 정반대의 감정이 담겨 있다. 래퍼 지 이지와의 결별담을 담은 곡 ‘위드아웃 미(Without Me)’로 지난해 빌보드 연간 차트 3위에 오른 그는 이번에도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2015년 데뷔 이후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겪은 생활고나 양성애자로서의 성 정체성,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병력 등을 가감 없이 밝혀온 그다운 행보다.

“상황이 아무리 나빠도 언젠가는 좋아진다는 것을 다들 알았으면 좋겠어요. 나 자신이 누군지 몰라도 괜찮고,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요. 그중에는 창피한 일이 있을 수도 있고,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떤 일이든 간에 교훈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모든 사람이 너무나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저보다 어린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성장 과정이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음악을 통해 보여주고 싶어요.”

다음 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3집 발매 기념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할시의 서울 공연도 오는 5월 9일 올림픽홀에서 예정돼 있다. 지난 2018년 8월 예스24라이브홀에서 첫 단독 공연 이후 두 번째 내한이다. 그는 “방탄소년단과 협업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과연 한국에서도 나를 알고 있을까 걱정했는데 2500여명의 팬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 것도 모자라 가사도 전부 알고 있고, 어딜 가든 피켓을 들고 환영해줘서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번에 서울 구경을 하며 소주를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니 이번에도 마음껏 경험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달 '매닉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할시. 서울 공연은 5월 9일이다. [사진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다음 달 '매닉 월드투어'를 시작하는 할시. 서울 공연은 5월 9일이다. [사진 라이브네이션코리아]

10~20대 여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이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성장 과정은 어려운 법이지만, 어린 여성에게는 특히나 더 그렇죠. 좀 더 용감해지되 자신에게 너그러워졌으면 좋겠어요. 지나치게 엄격하게 구는 대신. 다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심한데 그게 진짜는 아니거든요. 실수해도 괜찮고, 세상이 다 무너진 것 같은 상황에서도 헤쳐나올 방법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죠. 언제나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도전했기에 좀 더 똑똑하고, 친절하고, 나은 사람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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