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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베네치아' 만든다더니..안면도 개발 사업 또 무산

중앙일보

입력

안면도 관광개발사업이 또다시 무산됐다. 1991년 관광지 지정 이후 30년째 업체 선정과 계약해지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동양의 베네치아’처럼 만들겠다고 추진한 안면도 개발이 완전히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118.01㎢)는 전국에서 6번째로 큰 섬이다.

충남도, 사업자금 내지 않은 업체와 협약해지 #안면도 복합 리조트 개발사업 이번에도 무산 #1991년 관광지 지정후 30년째 계약해지 되풀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중앙포토]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중앙포토]

충남도는 태안군 안면도 국제관광지 3지구(씨사이드) 개발 사업자인 KPIH안면도가 지난 18일까지 1차 투자이행보증금 잔금 90억원을 내지 않아 사업협약을 해제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충남도와 KPIH안면도는 지난해 10월 11일 안면도 개발사업 시작 이후 5개월여에 걸친 협의 끝에 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KPIH안면도는 협약에 따라 11월 9일까지 1차 투자이행보증금 100억원을 납부키로 했다. 그러나 KPIH안면도는 지난해 11월에만 두 차례 투자이행보증금 납부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KPIH안면도는 11월 21일까지 10억원을 우선 납부한 뒤 나머지 90억원을 지난 18일까지 납부키로 했으나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도는 KPIH안면도의 1차 투자이행보증금 잔금 미납이 공모지침서와 사업협약서상 사업협약 해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최종 판단했다. 길영식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그동안 KPIH안면도와 사업 결렬에 대비, 몇몇 기업들과 투자유치를 협의해 왔던 만큼 이들의 사업 참여가 확실해지면 다시 공모하겠다”고 했다.

KPIH안면도는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일원 안면도 3지구 54만4924㎡에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여기에 사업비 5000억원을 들여 콘도와 상가, 문화시설, 전망대, 체험·숙박시설 등을 만들기로 했다.

사업 무산에 대해 안면도 주민들은 크게 실망했다. 안면발전협의회 최기성 회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오랜 기간 사업추진이 안 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크게 기다는 하지 않았다”며 “담당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 등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자꾸 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조만간 주민 회의 등을 거쳐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면도 관광개발 예정지.

안면도 관광개발 예정지.

충남도의 한 관계자는 “민간 업체의 수익성을 보장하지 않고 공무원 시각에서 업무를 추진한 데다 업체의 자금조달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충남도는 1989년 안면도를 관광지로 지정하고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안면도에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 12개와 수백 년 된 소나무 숲 등 관광자원이 많다. 2002년 중동계 다국적 기업인 알나스르사가 전체 부지를 개발하기로 투자협약을 맺었지만, 투자 지연과 이행금 미납으로 계약 해지됐다.

2006년 12월엔 공모를 거쳐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탈락 업체의 소송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이후 2009년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이 개발계획을 내놓으며 본 괘도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인터퍼시픽컨소시엄도 2015년 1월 사업을 포기했다. 2016년에는 롯데컨소시엄이 개발사업자로 지정됐다. 충남도는 롯데컨소시엄이 본계약을 차일피일 미루자 2018년 3월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했다.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대기업은 없다.

홍성=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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