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방위비 두고 "군사원조 중단"···황당한 탄핵 변론

중앙일보

입력 2020.01.21 09:41

업데이트 2020.01.21 10: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시작된 탄핵심판의 무죄 논거로 북핵 외교와 한·미 방위비 증액 협상을 들었다. 기존 워싱턴의 외교정책을 뒤집어엎은 자신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우선주의) 외교정책의 성과로 제시한 것이다. 특히 한국과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에 4억 달러 규모 군사원조를 중단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해 납세자의 달러가 낭비되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4억 달러 군사 원조 보류,
한국 방위비 증액 협상 비슷하단 논리
"다른 나라 공정 부담…미국 우선주의,
민주당 외교정책 탄핵, 대통령 힘빼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과 제이 세큘로우 개인 변호사 등 변호인단 명의로 상원에 제출한 전체 171쪽 분량의 변론서를 제출했다. "상원에 제출된 탄핵 조항(혐의)들은 우리 헌법과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모독이며 하원 민주당의 뻔뻔한 정략적 행위는 기각돼야 한다"는 게 골자다.

변론서는 "수백만명 유권자가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한 것은 정확히 그가 기존 외교정책을 전복하고 워싱턴의 기성 정치권이 조롱해온 새로운 미국우선주의 외교정책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나토와 중국, 이스라엘, 북한 등 수많은 영역에서 참신하고 성공적인 접근법을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우크라이나와 다른 지역에서 그의 외교정책은 미국이 다양한 국제 임무에서 균형에 안 맞는 부담을 져서 안 되며, 다른 나라들도 공정한 몫을 부담하고 납세자의 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4억 달러 군사원조를 일시 중단한 것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공정한 원조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보류라는 외교정책 결정을 놓고 민주당이 권력남용 혐의로 탄핵하겠다는 것은 헌법의 핵심인 민주주의 원칙을 전복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영구 약화하려는 불순한 동기에서 비롯됐다"고도 주장했다.

변론서는 또 "대외원조 일시 중단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해외 원조 프로그램을 정지하거나 재평가하고 심지어는 취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례로 지난해 8월 한·미 방위비 증액 협상을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엘살바도르·온두라스·과테말라·레바논에 대한 군사·일반 원조의 보류, 취소와 함께 열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군의 한국 지원 비용의 한국 측 분담금을 대폭 증액하는 협상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는 내용이다. 주한미군 주둔이 한국에 대한 군사원조에 해당한다는 인식이며 정지나 재평가, 심지어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 셈이다.

지난해 8월 7일 트위터에 "한국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올린 게 근거다. 그는 당시 "한국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요청으로 9억 9000만 달러를 지불했다"며 "분담금 추가 증액 협상이 시작됐고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로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 방어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고 적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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