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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덕? 배신감?…아이돌 혼전 임신 소식에 둘로 갈라진 팬심

중앙일보

입력

혼전임신 소식과 함께 결혼을 발표한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 첸(김종대·28)을 두고 팬들이 갈등이 벌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발표로 팬을 실망하게 했으니 팀을 탈퇴하라는 '탈퇴파'와 사생활일 뿐이니 팀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잔류파' 사이의 갈등이다.

19일 엑소 첸 탈퇴 촉구 집회에 나선 팬들. [사진 뉴시스]

19일 엑소 첸 탈퇴 촉구 집회에 나선 팬들. [사진 뉴시스]

"첸의 독단적 행동이 엑소 이미지 훼손해"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SM사옥 앞에서 첸의 탈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유료 팬클럽 ‘EXO-L ACE 연합’(이하 엑소엘에이스)이 주최한 집회였다. 이날 모인 참가자 30여명은 사옥 앞에 앉아 '#첸_탈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들이 집회를 벌인 이유는 첸이 지난 13일 “첸이 소중한 인연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됐다”는 자필편지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첸은 이 편지에서 "저희에게 축복이 찾아왔다"며 임신 소식을 함께 알렸다.

이에 엑소엘에이스 측은 첸 탈퇴를 촉구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첸이 엑소 멤버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지지 철회를 선언하며 SM엔터테인먼트에게 첸의 팀 내 퇴출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엑소 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엑소 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해당 성명서에는 "첸의 독단적 행동이 엑소 그룹 자체의 이미지를 훼손한다" "엑소 팬덤 분열 및 와해가 심각하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결혼을 하게 되면) 불안정한 단체스케줄 때문에 팬덤과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가 된다"는 주장도 담겼다.

200명 참가 신고했는데 30여명 참가, "조롱했다"며 법적 대응 예고까지

온라인에서는 팬들 간 충돌 움직임이 보였다. 첸의 엑소 잔류를 원하는 ‘엑소 9인 지지 국제연합’(이하 엑소9인연합) 소속 팬들은 집회가 시작될 무렵 참가자들의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참가자가 7~9명 수준일 때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참가자가 적을 줄 알았다"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엑소엘에이스가 '강남경찰서에 신고한 집회 참가인원은 200명인데 사람이 겨우 이뿐이냐'는 의견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사진을 변형해 집회 참가자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첸 탈퇴' 피켓을 든 집회참가자들이 엑소 멤버들에게 맞고 있는 합성 사진, 쓰레기차로 치워지는 합성 사진 등이 대표적이다.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엑소엘에이스 측의 트위터 글. [트위터 캡처]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엑소엘에이스 측의 트위터 글. [트위터 캡처]

에이스연합 측은 트위터를 통해 "참가자들의 동의 없이 조롱 목적으로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는 행위는 불법"이라며 "집회 참가자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9인 연합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위 초반을 기준으로 참여 인원이 기재된 언론 보도와 달리 많은 인원이 참석 중"이라며 "타 커뮤니티에서 관련 정치질을 본다면 반박을 부탁한다"고도 했다.

이에 9인지지연합은 “보도권이 초상권보다 우선시 된다”는 판례 들며 “우리도 1인 미디어기 때문에 불법 아니다”는 트위터 글로 반박했다.

"팬덤 내부 소통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

전문가들은 "팬덤 내부 소통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의 행동에 팬들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외부로 갈등이 보이는 순간 엑소 그룹 자체에 피해가 갈 수 있으니 내부 소통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가수 본인이나 소속사는 한쪽 팬들을 잃는 것이 두려워 어떤 입장도 밝히기 곤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엔터테인먼트는 첸의 거취에 대해 아직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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