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많이 받으면 실손보험료 더 낸다

중앙일보

입력 2020.01.2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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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의사나 물리치료사가 맨손으로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거나 자세를 바로잡는 도수(맨손)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민간 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은 연간 180회까지 도수치료 비용을 보장한다. 그동안 일부 가입자와 병·의원에서 과잉 진료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배경이다.

업계 “내년 할증제 도입한 새 상품”
음주운전 사고 부담금도 늘릴 듯

앞으로 도수치료 같은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으면 보험 가입자가 더 많은 보험료를 내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이 추진된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실손보험의 도덕적 해이와 과잉진료 문제를 제어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금융당국과 약속했고 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 업계는 이르면 내년 초 실손보험에도 할인·할증 방식을 도입한 신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자동차보험의 할인·할증과 비슷한 발상이다. 자동차보험에선 사고 처리를 많이 한 고객에겐 보험료를 더 받고 그렇지 않은 고객에겐 보험료를 깎아준다.

손보업계는 오는 3월까지 할인·할증 기준에 대한 연구 용역을 마치기로 했다. 최근 실손보험의 손해율(보험사 부담)이 높아진 주원인은 도수치료와 영양제 주사 등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기존 실손보험 상품에는 할인·할증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보험사들은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워 신상품으로 갈아타기를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일부 실손보험 상품에선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10% 깎아주는 방식을 적용한다. 신상품이 나오면 병원 이용이 적은 고객에 대한 보험료 할인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상품으로) 갈아타는 고객이 많아지면 기존 실손보험에는 비급여 진료를 자주 이용하는 가입자들이 많이 남게 된다. 그러면 기존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더 많이 올려야 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매년 10%씩 보험료가 오를 경우 지난해 매달 3만8237원을 내던 40세 가입자는 60세 때 25만7239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런 사람이 70세가 되면 월 보험료는 66만7213원까지 오른다.

업계는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냈을 때 가입자가 내는 돈(사고부담금)을 올려달라고 금융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 현재는 가입자가 음주사고를 내더라도 400만원의 자기부담금만 내고 나머지 피해 보상금은 보험사가 책임진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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