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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월 추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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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방학·졸업·밸런타인데이 등으로 여유와 낭만이 흐르는 달 2월. 공연가에선 운명적인 사랑과 우정·갈등을 다룬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여명의 눈동자’는 세 남녀의 삶을 통해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아낸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 ‘줄리 앤 폴’은 풍성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15년간 7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국내 대표 창작뮤지컬 ‘빨래’도 위로와 감동을 전한다.

가슴 아픈 역사 속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

여명의 눈동자
1월 23일~2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991년 방영 당시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일제 강점기인 1943년 겨울부터 한국 전쟁 직후 겨울까지 동아시아 격변기를 살아야 했던 세 남녀의 삶을 통해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를 담아낸다.

일본군 위안부 윤여옥은 조선인 학도병 최대치를 만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 나가지만, 행복도 잠시뿐 전쟁이 두 사람을 갈라놓는다. 여옥은 사이판으로 끌려오고, 동경제대 출신 군의관 장하림은 임신 중인 여옥을 보살피며 사랑을 느낀다. 해방 후 세 사람은 한 자리에서 만나지만 엇갈린 운명과 또다시 찾아온 전쟁으로 비극은 다시 시작된다.

2019년 초연된 뮤지컬은 법정극 형식을 통해 방대한 서사를 압축하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연출, 웅장하고 애절한 음악, 에너지 넘치는 군무를 선보였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독특한 무대 구조였다. 초연 당시 개막을 앞두고 투자가 무산되면서 제작비가 부족해진 제작사는 대형 세트 없이 빈 무대 양편에 객석(일명 나비석)을 올린 런웨이형 무대를 선보였는데, 배우들의 연기를 가까이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오히려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올해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당초 계획대로 장대한 스케일의 무대를 선보일 것을 예고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초연에 이어 지인우 작가, J.ACO 작곡가, 노우성 연출가가 참여한다.

윤여옥 역에는 김지현·최우리·박정아가, 최대치 역에는 테이·온주완·오창석이 트리플 캐스팅되었다. 장하림 역은 마이클리와 이경수가 맡는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2월 15일~3월 2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영화로도 제작됐던 동명의 인기 웹툰을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북한 남파공작원 3총사가 달동네로 잠입해 각각 동네 바보, 가수 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살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초연해 소극장에서 공연되다가 올해 600석 이상의 중극장으로 규모를 키운다. 엘리트 요원 원류환 역에 백인태, 그를 뒤쫓는 서수혁 역에 유슬기가 출연한다. 백인태와 유슬기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시즌1 준우승팀 출신으로, 현재 팝페라 듀오 ‘듀에토’로 활동 중이다.

빨래

4월 19일까지, 동양예술극장 1관

지난 15년간 7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국내 대표 창작뮤지컬이다. 2005년 초연 당시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극본상·작사상을 받았다. 2012년에 일본, 2017년에 중국에 공연권을 판매했다. 서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나영과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 솔롱고를 중심으로 서울 달동네 서민들의 삶을 조명한다. 힘든 삶 속에서 서로의 아픔을 감싸주는 이웃의 모습이 위로와 감동을 전한다. 서울살이의 애환을 담은 ‘비 오는 날이면’, 나영과 솔롱고의 사랑 노래 ‘참 예뻐요’가 대표곡이다.

쓰릴 미

3월 1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

마니아층에게 사랑받아온 뮤지컬로, 2년 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1924년 시카고에서 일어난 실제 유괴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완벽한 범죄를 꾸미는 두 천재 소년의 관계에 중심을 둔 이야기다. 두 배우와 한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긴장감 어린 분위기가 돋보인다. 이번 공연에는 이대웅 연출가와 이한밀 음악감독이 새롭게 참여했으며, 출연진 역시 모두 이 작품에 처음 출연하는 신예들로 꾸려졌다. ‘나’ 역에 양지원·김현진· 김우석, ‘그’ 역에 이해준·구준모·노윤이 캐스팅됐다.

줄리 앤 폴

3월 22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

에펠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다. 실수로 자석을 삼켜 심장이 자석으로 변하는 병에 걸린 직공 줄리와 사고로 철의 손을 가지게 된 서커스 공중 곡예사 폴이 주인공. 2017년 초연 당시 신선한 소재와 낭만적인 음악으로 주목받았다. 이번엔 김지호 연출가, 홍유선 안무가, 박지훈 음악감독이 새로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바이올린·첼로·피아노 등 다섯 가지 악기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가 풍성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줄리 역에 김주연·이지수, 폴 역에 박정원·송유택·정휘가 출연한다.

쉬어 매드니스

오픈런, 콘텐츠박스(KONTENTZ BOX)

관객의 참여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독특한 형식의 코미디 연극이다. 미용실 위층에 사는 유명 피아니스트가 살해당하자 그 시간 미용실에 있던 미용실 원장, 미용사, 골동품 판매상, 단골손님이 용의자로 지목된다. 관객들은 목격자이자 배심원이 되어 형사들과 함께 용의자의 행적을 묻고 알리바이를 확인한다. 범인은 관객의 추리에 따라 매회 달라진다. 1980년 미국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 이후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정리= 중앙일보디자인 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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