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우리보다 먼저 달에 다녀온 스누피와 함께하는 우주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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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단이 전시장 입구에서 스누피의 친구들과 같은 포즈를 취했다.

학생기자단이 전시장 입구에서 스누피의 친구들과 같은 포즈를 취했다.

"내가 만화를 처음 시작할 때와 같은 펜, 도구로 빈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건 축복이에요. 사람들이 사랑하고 아끼는 캐릭터를 그린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죠." 소중 친구들에게 스누피로 더 유명할 만화 '피너츠' 작가 찰스 슐츠(1922~2000)가 남긴 말이에요. 피너츠는 지난 1950년 1월 연재를 시작, 2000년까지 미국 전역 신문에 실렸죠. 폐소공포증이 있어 개집 위에서 자고 친구들을 생각주머니로 위로하는 이른바 '감각 비글' 스누피. 스누피의 우주행 50주년이 된 걸 기념하는 전시가 있어 소중이 다녀왔습니다. 스누피 팬 허시은 학생모델, 미술 애호가 김동헌 학생기자, 한은솔 학생모델이 롯데뮤지엄 '달 착륙 50주년 스누피 탄생 7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에 동행했습니다.

'피너츠' 속 스누피는 생각주머니로 친구들을 위로한다.

'피너츠' 속 스누피는 생각주머니로 친구들을 위로한다.

학생기자단이 스누피 런웨이 코너 가운데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학생기자단이 스누피 런웨이 코너 가운데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피너츠를 더 알아볼까요. 전시 측 설명에 따르면, 만화는 2019년 기준 75개국 2600개 이상 신문에 40가지 언어로 번역돼 사랑받고 있습니다. 찰리 브라운과 반려견 스누피,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죠. 스누피는 개지만 의사·변호사·전투기 조종사 등으로 변신해 사람보다 더 과업을 잘해내기도 하고요. "개는 인간이 들어오지 말라" 등의 편견(?) 어린 경고문에 대항하는 글을 쓰고 개발바닥 도장을 찍어 항의할 정도로 똑똑한 개예요. 말은 못하지만 친구들의 의견에 항상 생각주머니로 대응하죠. 만화에서도 스누피의 대사는 항상 생각주머니 속에서 표현됩니다. 섬세한 배려를 가진 멋진 개, 스누피의 우주행 이야기를 듣기 위해선 미국 우주여행 역사를 좀 살펴야 해요. 스누피가 2D 애니메이션에서 나와 인형이나 배지, '착륙선의 이름 형태'로 우주에 다녀온 것과 얽혀 있거든요.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은 이보다 두 달 지난 7월에 아폴로 11호(Apollo 11)서 이뤄졌고요. 착륙선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상징적 의미입니다. 실제 아폴로 10호(Apollo 10)가 달에 이·착륙을 하지는 않았죠. 전시는 같은 해에 이뤄진 달 착륙을 함께 기념한다는 이름으로 '착륙 50주년'으로 붙였다고 해요. 1969년 미국서 출발한 아폴로 10호의 사령선, 상징적인 '달 착륙선' 행운의 상징으로 스누피가 함께한 겁니다. 성공적인 달 궤도 탐사로 달에 가까이 간 최초의 비글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이후 50년 이상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상징, 이른바 '세이프티 마스코트(Safety Mascot)'가 됐죠.

학생기자단, 채보미 에듀케이터(왼쪽에서 두 번째)가 소원의 벽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학생기자단, 채보미 에듀케이터(왼쪽에서 두 번째)가 소원의 벽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학생기자단이 벽에 자신의 소원을 그린 스누피 생각주머니를 붙이고 있다.

학생기자단이 벽에 자신의 소원을 그린 스누피 생각주머니를 붙이고 있다.

롯데뮤지엄 전시관 입구 옆 교육장에서 학생기자단에게 인사를 건넨 채보미 에듀케이터가 전시 소개에 앞서 에듀케이터가 생소할 친구들을 위해 설명했어요. "역할에 따라 큐레이터·도슨트·에듀케이터로 나누죠. 큐레이터는 전시 작품을 선정·섭외하는 사람, 도슨트는 그걸 설명하는 사람, 에듀케이터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관람객이 활동할 수 있는 걸 제공하는 사람이에요." 채 에듀케이터를 따라 교육장으로 가니 탁자, 의자, 색연필, 스누피의 생각주머니를 인쇄한 종이가 쌓여 있었죠. "관람객 참여로 완성되는 아트스튜디오 교육장입니다. 이루고 싶은 소망을 스누피의 생각주머니에 표현했죠. 자유롭게 표현한 후 벽에 붙이는 거예요." 채 에듀케이터의 설명을 따라 학생기자단도 색연필을 들고 종이에 자신의 꿈을 기록했죠. 김동헌 학생기자는 "2020년도 행복하게", 허시은 학생모델은 "6학년 반 배정이 잘되길 바란다"고 썼죠. 한은솔 학생모델은 반려동물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자신과 강아지가 함께 있는 모습을 그렸어요.

한은솔 학생모델이 스누피의 달 탐사 기념 굿즈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굿즈 일부는 미국 찰스 슐츠 박물관에서 가져왔다는 게 박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한은솔 학생모델이 스누피의 달 탐사 기념 굿즈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굿즈 일부는 미국 찰스 슐츠 박물관에서 가져왔다는 게 박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채 에듀케이터가 학생기자단 옆에서 간단한 설명을 곁들였죠. "전시 전체가 우주 공간에 대한 내용이에요. 스누피가 정말 달에 간 적이 있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들어봤나요. 우주 비행사들이 스누피 배지를 달고 스누피 인형과 함께 아폴로 10호를 타고 달 탐사를 시작했죠. 이후 스누피가 행운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됐습니다." 설명을 들으며 그림을 완성한 학생기자단은 벽에 그림을 붙였죠. 소원을 이루는 벽 앞이니 인증 사진도 놓칠 수 없죠. 채 에듀케이터와 사진도 밝게 찍었습니다. 이후 채 에듀케이터는 학생기자단을 전시관 입구로 데려가며 당부했죠. "어린이들은 동심을 지켜나가길 바라고, 바쁜 일상 중 시간을 내어 온 어른들에겐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미술관이 전시만 관람하는 공간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으로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소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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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샘바이펜 '지구'

(위)샘바이펜 '지구'

신모래 '달에서 춤을'

신모래 '달에서 춤을'

전시관에 들어가니 박혜리 큐레이터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선생님의 설명만 들으면 지루할 테니 질문도 하고요. 질문하면 대답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관람합시다." 박 큐레이터의 당부와 함께 스누피가 1969년 5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우주로 향했듯, 소중 독자들도 방 안에서 스누피 전시관으로 출발해 볼까요. 박 큐레이터는 스누피가 우주로 간 사연을 상세하게 설명했어요. 그에 따르면, 1967년 1월 우주비행사 세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폴로 1호의 비극은 미국서 우주에 대한 두려움을 일으켰어요. 사건을 계기로 나사는 안전 의식을 높이고 항공우주산업에 종사하는 협력사들에게 책임감을 심을 수 있는 새로운 안전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스누피의 달 탐사를 기념하는 배지다. 수십년 세월을 견딘 굿즈라는 게 박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스누피의 달 탐사를 기념하는 배지다. 수십년 세월을 견딘 굿즈라는 게 박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다양한 색으로 변하는 달의 조형물 앞에서 달에 간 기분을 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다양한 색으로 변하는 달의 조형물 앞에서 달에 간 기분을 냈다.

나사 공보실 부장은 당시 친근감 있는 캐릭터로 인기가 높던 스누피를 행운 상징으로 제안했어요. 우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자는 의도였죠. 이후 1968년 3월 '우주비행사 스누피 프로그램이 공식적으로 시작, 앞서 여러분이 들은 우주비행사 스누피가 탄생한 겁니다. 슐츠는 지난 1986년 "제 인생 최고의 성과는 스누피가 달에 다녀왔다는 사실이죠"라고 말할 정도로 자랑스러워 했죠. 설명을 들으며 우주 비행사처럼 옷을 입은 스누피, 아폴로 10호 모형에 있는 스누피 등의 모습을 차례대로 관람했어요. 당시 실제 기념 굿즈로 제작돼 보관한 것들로,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로사 찰스 슐츠 뮤지엄에 있는 전시품 일부를 전시하고 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누피의 달 탐사를 기념하며 만들어진 조형물을 관찰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누피의 달 탐사를 기념하며 만들어진 조형물을 관찰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누피를 주제로 한 현대미술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스누피 전시회에는 '피너츠' 원작 속 스누피뿐 아니라 스누피를 주제로 한 현대미술 작품도 볼 수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누피를 주제로 한 현대미술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였다. 스누피 전시회에는 '피너츠' 원작 속 스누피뿐 아니라 스누피를 주제로 한 현대미술 작품도 볼 수 있다.

발걸음을 옮기면 국내 현대 작가들이 스누피를 주제로 재해석해 만든 작품이 나옵니다. 어두운 조명, 붉은 불빛 등에서 스누피 피규어, 금속 재질 스누피 조형물, 그라피티 형태로 그린 스누피와 친구들, 픽토그램(picto+telegram, 그림+전보) 형태로 만든 스누피 등을 보다 보면 하나의 캐릭터가 얼마나 많은 작가들에게 각기 다른 영감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죠.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국내 작가 19명이 제작한 신작 100여 점이 있어요. 회화·조각·설치·미디어 아트·스트리트 아트 등 재료와 장르를 넘어 새롭게 해석한 피너츠 캐릭터들은 대중문화와 소통하며 그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박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던 학생기자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시품의 의미를 해석하려 애썼어요. 학생기자단이 특히 흥미로워했던 건 픽토그램이에요. "간단한 그림만으로 효율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죠. 놀랍네요."(김동헌) "스누피 같지 않은데 스누피예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색다르게 해석해 멋지네요."(허시은) "현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많으니 관련해 관심 많은 학생들도 오면 좋겠어요."(한은솔)

스누피 전시회에는 현대 작가들이 스누피와 친구들을 런웨이에 세운다는 콘셉트를 잡고 디자인한 옷을 입혀둔 작품이 가득하다. 사진은 윤춘호 디자이너실의 작품이다.

스누피 전시회에는 현대 작가들이 스누피와 친구들을 런웨이에 세운다는 콘셉트를 잡고 디자인한 옷을 입혀둔 작품이 가득하다. 사진은 윤춘호 디자이너실의 작품이다.

한복을 입은 인형들이다. 이정우 한복 디자이너실에서 제작한 한복을 입었다.

한복을 입은 인형들이다. 이정우 한복 디자이너실에서 제작한 한복을 입었다.

글=강민혜 기자,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동헌(서울 목운초 6) 학생기자·한은솔(경기도 늘푸른초 6)·허시은(경기도 산본초 5) 학생모델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소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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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헌(서울 목운초 6) 학생기자
저는 이번에 조금 색다른 전시회를 관람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귀여운 캐릭터 스누피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였는데요. 처음에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전시회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평소 가던 전시회의 느낌과 달라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 어떤 전시회일지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죠. 스누피가 탄생한 1950년부터 지금까지의 다양한 모습들과 새로운 신작들까지 볼 수 있었는데, 큐레이터의 해설을 들으면서 여러 작품들을 만나니 스누피의 역사와 스케일에 저절로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게 예술작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고 신기했어요. 스누피가 새로운 느낌으로도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죠. 앞으로도 계속 우리와 함께하는 스누피를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누피 런웨이 구역에서 포즈를 취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누피 런웨이 구역에서 포즈를 취했다.

한은솔(경기도 늘푸른초 6) 학생모델
TV에도 방영된 만화 ’피너츠‘의 스누피는 미국 나사의 마스코트가 되었죠. 커다랗게 움직이는 달 모형의 거울에 색색의 빛이 쏟아지며 제 모습도 비추는 조형물이 있었어요. 스누피와 달의 연관성에서 만든 조형물인 듯했죠. 마지막엔 달 표면도 비췄는데 지구를 떠나 우주에서 바라보는 기분이었어요. 어떤 스누피 방은 3D 안경을 끼고 봤고요. 스케치 체험도 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예쁜 강아지 그림을 그려서 2020년 새해 소원을 빌었죠. 어떤 소원을 빌었냐고요? 소원을 빌고 절대 말하면 안 된대요. 비밀로 해야 꼭 이뤄진다고 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기사로 짐작해보길 바라요. 전시를 보고 나니 미래에는 달 여행 상품을 예약해서 언제든 달로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기대를 품게 됐어요.

학생기자단이 그라피티 형식으로 꾸민 스누피 콘셉트 아트 벽에 서서 작품 제작 과정을 살펴봤다.

학생기자단이 그라피티 형식으로 꾸민 스누피 콘셉트 아트 벽에 서서 작품 제작 과정을 살펴봤다.

허시은(경기도 산본초 5) 학생모델
저랑 언니가 좋아하는 캐릭터 중의 하나인 스누피! 스누피 전시를 취재한다니 너무 설렜어요. 입구부터 여기저기에서 스누피가 나를 반겼죠. 공간 하나하나 알록달록하고 멋지게 꾸며져 이것저것 둘러보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달 착륙과 스누피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스누피가 달 착륙선의 이름이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스누피가 왜 집에서 안 자고 지붕에서 잘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스누피가 폐소공포증이 있어서 지붕 위에서 잔다는 것도 알았죠. 스누피를 픽토그램으로 표현한 것이 멋있었고요. 스누피 집 모양을 본떠서 만든 공간도 신기했어요. 언니랑 전시회에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 착륙 50주년 스누피 탄생 7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학생기자단이 스누피를 콘셉트로 한 조형물 앞에서 손을 번쩍 들어 보였다.

학생기자단이 스누피를 콘셉트로 한 조형물 앞에서 손을 번쩍 들어 보였다.

장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 타워 7층 롯데뮤지엄
전시 기간: 3월 1일까지(1월 24·25일 휴관)
관람 시간: 매일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마감 30분 전 입장 종료)
입장료: 어린이(9000원), 청소년(1만2000원), 어른(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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