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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곰표 밀가루는 왜 패딩을 만들었을까… "콜라보레이션의 핵심은 의외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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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새로운 걸 원합니다. 그런데 기존의 브랜드는 새롭기 힘들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 하면, 그 취향을 가진 고객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지난 13일 만난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는 "왜 콜라보레이션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사람들은 물건이 아니라 취향을 갖고 싶어하고, 각 브랜드는 고객의 취향을 대변한다"며 "브랜드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른 브랜드와 느슨한 취향의 망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대표는 20년 넘게 소비자 변화를 읽고, 미래 시장을 예측해 온 트렌드 전문가다. 타임, 라코스테 등 패션 브랜드와 제2롯데월드, 롯데 동부산복합상가, 아모레퍼시픽 등 2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컨설팅했다. 2018년 하나은행과 온라인 편집숍 29CM의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결과물인 '컬처 뱅크 4호점'은 2030 세대의 감각에 맞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대한제분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온라인 쇼핑몰 4XR이 콜라보 한 곰표 패딩. 이정민 대표는 곰표 패딩을 성공한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말했다.

대한제분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온라인 쇼핑몰 4XR이 콜라보 한 곰표 패딩. 이정민 대표는 곰표 패딩을 성공한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에서 오는 2월 12일부터 시작하는〈폴인스터디 : 콜라보는 어떻게 브랜드를 바꾸는가〉에 모더레이터로 참여한다. 콜라보레이션이 새로운 브랜딩의 해법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소비자를 찾으려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턱대고 유명한 기업과 콜라보레이션 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원하는 타깃 고객과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를 찾고 협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도 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즘 기업이 콜라보레이션에 관심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브랜드 이미지를 확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나미는 현대차, 스타벅스 같은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저가 브랜드’에서 ‘나만 갖고 싶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변모했습니다.
이미지가 바뀌면, 타깃 고객도 달라지나요? 
이제껏 생각지 못했던 소비자를 만날 수 있게 되죠. 올겨울 1020세대의 ‘인싸템’으로 화제가 된 곰표 패딩은 68년 된 밀가루 브랜드 곰표와 온라인 쇼핑몰 4RX의 협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걸 계기로 곰표는 젊은 세대와 교감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했습니다.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는 오는 2월 12일부터 진행되는 폴인스터디 〈콜라보는 어떻게 브랜드를 바꾸는가〉의 모더레이터로 참여한다.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는 오는 2월 12일부터 진행되는 폴인스터디 〈콜라보는 어떻게 브랜드를 바꾸는가〉의 모더레이터로 참여한다.

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빠르고 안전하게 다른 분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과거엔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고 싶으면 내부에서 사업을 확장했죠. 의류 브랜드에서 신발 생산 라인을 추가하는 식으로요. 하지만 이제 그런 식으론 안목이 높아진 요즘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시장에서 검증 받은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하면 디자인, 기능 등 많은 면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제품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고요. 
어떤 콜라보레이션이 성공하나요?  
의외성이 중요해요. 요즘 소비자들은 웬만큼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에는 놀라지도 않거든요. 
의외성이라니, 어떤 뜻인가요? 
전혀 다른 분야의 파트너를 찾는 게 관건입니다. 예를 들어, 의류 브랜드가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옷'을 만드는 건 더이상 새롭지 않습니다. 오래된 철물점과 협업해 작업복을 만들면 소비자 입장에선 훨씬 더 새롭게 느껴질 겁니다.
소비자들이 "이 콜라보레이션, 새롭다"고 느끼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SNS에서 공유되기 시작할 겁니다. SNS 게시물과 해시태그를 통해 브랜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겠죠. 대부분의 성공한 콜라보레이션이 이 과정을 거쳤습니다.
콜라보레이션 파트너를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요즘 조직 관리에서 '애자일(agile, 민첩하고 기민하다는 뜻으로, 변화를 감지하고 빠르게 혁신하는 경영 방식을 뜻함)이 이슈인데요, 콜라보레이션 기획에도 '애자일의 원칙'이 중요합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알아보고, 다른 브랜드보다 한발 앞서 협업해야죠. 이랜드의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스파오가 이 점에선 뛰어난데요, 최근 펭수의 첫 콜라보레이션 상대로 주목받기도 했죠. 펭수와 협업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애자일 한 실행력 덕분입니다. 
스파오와 펭수의 콜라보 에디션. 오픈 3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스파오와 펭수의 콜라보 에디션. 오픈 3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성장하는 브랜드인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요? 
내가 속한 분야 외에 다른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계속해서 주시해야 합니다. 이전에는 동종업계 동향에 빠삭한 전문가가 대접받았죠. 이제 산업 전반에서 어떤 시장이 성장하고, 어떤 브랜드가 인기를 얻는지 파악하는 넓은 안목이 중요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눈을 돌려보세요. 성장하는 브랜드는 해외에서도 ‘싹’이 보입니다. 4년 전 미국 출장을 갔을 때 놀라운 광경을 봤는데요, 휠라와 미국 편집숍 브랜드 어번아웃피터스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휠라는 국내에서 ‘아재 브랜드’로 인식됐는데, 미국 10대 사이에서 '힙'하기로 유명한 브랜드와 협업한 겁니다. 그때 휠라가 엄청나게 변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죠.  
콜라보레이션에도 트렌드가 있나요? 
예전에는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에만 변화를 준 게 많았습니다. 최근엔 두 브랜드가 힘을 합쳐 아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죠. A와 B를 합쳐 C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나요?  
2019년 화장품 브랜드 맥(MAC)은 중국 게임 왕저룽야오와 콜라보레이션 했습니다. "(게임 속)캐릭터의 입술 색이 예쁘다"는 사용자들의 대화에 착안한 프로젝트죠. 캐릭터 5명의 입술 색과 유사한 립스틱 라인을 출시한 겁니다. 화장품 회사 입장에서도, 게임 회사 입장에서도 그간의 제품과 완전히 다른 제품이 탄생한 거죠. 
또 다른 트렌드는 없나요?
과거에는 한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에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콜라보레이션이 많았습니다. '돈이나 인맥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생각도 여기에서 비롯됐죠. 요즘에는 두 브랜드 모두에 시너지가 나야 성공했다고 봅니다. 휠라와 펜디의 콜라보레이션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두 브랜드의 협업을 통해 휠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펜디는 젊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죠.  
기업이 콜라보레이션에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두 브랜드가 주고받을 것이 명확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죠. 많은 브랜드가 '무엇을 받을까'에만 골몰한 나머지, 자신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합니다. 우리 브랜드의 타깃, 이미지, 시장에서의 강점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세요. 줄 수 있는 게 분명해야 원하는 것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염두에 둬야 할 게 있나요? 
타깃 고객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콜라보레이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타깃 고객을 정확하게 정하면 어떤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해야 할지 역시 뚜렷해집니다.

〈폴인스터디: 콜라보는 어떻게 브랜드를 바꾸는가〉에는 휠라, 곰표, 모나미, 스파오의 콜라보레이션 총괄 마케터가 연사로 참여해 '콜라보레이션 성공 전략'에 관한 인사이트를 전한다. 빅데이터 전문가가 전하는 ‘SNS 데이터를 활용한 콜라보레이션 기획법’ 강연도 예정되어 있다. 참여 신청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라일락 폴인 에디터 ra.ilr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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