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의 고향 사랑···울주군 '둔기리 마을잔치' 43년간 열어

중앙일보

입력 2020.01.19 18:00

업데이트 2020.01.19 18:29

19일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국내 ‘창업 1세대 경영인’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일찍이 일본에서 사업의 기틀을 닦은 그였지만, 고국과 고향 사랑 역시 각별했다. 그의 고국 사랑은 43년간 이어진 ‘둔기리 마을잔치’로 대변된다. 신 명예회장은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태어나 고교(울산농림고)까지 졸업했다. 둔기리는 1969년 울산 국가산업단지에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된 대암댐으로 인해 마을 전체가 수몰됐다.
마을 잔치는 1971년 시작됐다. 고향의 수몰을 안타깝게 여긴 신 회장이 이후 매년 전국에 흩어져 있는 신 씨, 이 씨, 선 씨 세 가문의 후손과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매년 5월 첫째주 일요일에 열곤 했다. 2013년까지 이어진 ‘둔기리 마을잔치’는 2014년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면서 중단됐다. 당시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후엔 행사 규모가 커짐에 따른 운영 문제 및 인근 지역민들의 민원 등이 발생하면서 자연스레 마을 잔치를 열지 않게 됐다. 신 명예회장의 건강 등도 고려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사진 가운데)가 2011년 5월에 열린 둔기리 마을잔치에 참여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 검은 모자를 쓴 여성은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중앙포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사진 가운데)가 2011년 5월에 열린 둔기리 마을잔치에 참여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 검은 모자를 쓴 여성은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중앙포토]

한편 잔치 비용은 중단 직전까지 ‘롯데삼동복지재단’이 부담했다. 재단 명에 포함된 '삼동'이란 이름 자체가 신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에서 따왔다. 2009년 재단 설립 당시 주식 170억원을 비롯해 신 명예회장의 개인 재산(570억원)이 쓰였다. 롯데삼동복지재단은 사회복지사업 지원 법인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과 농어촌 지역의 문화 수준 향상 등을 목표로 한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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