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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똥구덩이 중국 총리'로 오번역한 페이스북 급히 사과

중앙일보

입력

페이스북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똥구덩이’(Shithole)로 잘못 번역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페이스북은 급히 성명을 내 “이번 일로 초래한 모욕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오번역한 소동이 발생한 후, 이 계정은 시 주식과 수치 고문의 회동에 대해 영문으로 직접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오번역한 소동이 발생한 후, 이 계정은 시 주식과 수치 고문의 회동에 대해 영문으로 직접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사건은 시 주석의 미얀마 국빈 방문과 관련해 발생했다. 지난 18일 시 주석과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대통령궁에서 회동했고, 수치 고문의 페이스북 공식 계정은 이 사실을 미얀마어로 올렸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자동 번역’ 기능은 시 주석을 “똥구덩이씨(shithole)”라고 옮겼다. 공식 계정의 내용은 “중국 정상 똥구덩이가 수치 고문과 만났다”, “똥구덩이씨가 의회 방명록에 이름을 남겼다”로 영문으로 번역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1월 중미ㆍ아프리카 국가들의 이민자를 가리켜 “우리가 왜 똥구덩이(shithole) 같은 나라에서 오는 모든 사람을 받아줘야 하냐” 발언해 논란이 된 적 있다.

페이스북은 신속하게 대처했다. 사실이 알려진 직후 18일 성명을 내, “미얀마어와 영어 번역 서비스의 문제점을 고쳤으며 재발을 막으려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이번 일이 우리의 (번역 관련) 방식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번 소동이 번역 오류인지 해킹을 당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구글 자동 번역에서는 이 같은 오번역이 없었다고 전했다.

18일 미얀마어로 운영되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의 계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똥구덩이'(shithole)로 잘못 번역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페이스북 캡처]

18일 미얀마어로 운영되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의 계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똥구덩이'(shithole)로 잘못 번역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페이스북 캡처]

거대 인구의 중국은 페이스북에게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페이스북에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본토 내의 페이스북ㆍ구글ㆍ유튜브 등 서비스를 차단했기에, 접속하려면 VPN(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중국 진출을 위한 페이스북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2018년 7월 페이스북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자회사 ‘페이스북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을 잡고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공동 개발을 선언하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도 2010년부터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하며 정부에 구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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