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43)
부자들을 오래 관찰한 사람들에 의하면 그들에게는 남다른 특징 몇 가지가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다이어트식 식사를 하고, 적어도 수입의 10% 이상을 저축하며, 독서를 즐기며, 시간관리를 잘 하는 것 등이다.
그런데,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부자들이 그보다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맥'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려면, 그가 만나는 친구, 그가 보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적 정신적인 환경이 그 사람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부자도 인격적인 성장을 하고, 하는일이 번성하려면 어떤 사람과 가까이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 년 전쯤, 삼성의 통신장비 고객이자 인도 최고 갑부의 자녀결혼식에 참석하여 화제가 된 적 있다. 그때 영국 전 총리·구글· MS ·코카콜라 CEO 도 참석했다. 그는 글로벌 인맥이 두텁기로 소문나 있다. 이건희 회장이 아들을 굵직한 행사나 유력 인사를 만날 때 꼭 대동하고 가서 글로벌 인맥구축을 배려한 덕분이다.
인맥이 돈보다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다. 부자라고 한평생 순풍에 돛 단 듯 무난하게만 살아갈 수 없다. 때로 거친 폭풍우를 만나 배가 침몰 직전까지 가는 듯한 역경과 고난을 헤쳐 나가야 할 때도 있다. 그때 손을 내밀어 잡아주고, 내 편이 되어 도움을 주는 인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부자일수록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좋은 사람과 울타리를 만들어 주려 노력한다.
큰 성취를 하고 부를 일군 사람일수록 '이너 서클' 멤버를 신중하게 정한다. 이때 가장 중시하는 기준이 있다. 서로를 향상시키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사람인가이다. 대신 부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피한다.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인드셋[Mind set]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풍성하게 하는 사람은 목표를 높이 설정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매사 부정적인 사람은 피해야 한다.
적극적인 사람은 문제를 해결해내지만, 부정적인 사람은 문제만 찾아낼 뿐 해결책은 없다. 관계를 풍성하게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한다.
.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안다.
. 남들을 격려하고, 그들이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다.
.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고 실천한다.
.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다.
. 겸손하다.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한다.
. 단기적인 만족보다는 긴 안목으로 접근한다.
. 일과 관련된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기꺼이 수용한다.
. 신뢰할 수 있고, 책임감과 충성심이 있다.
. 개방적인 자세를 가지며,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에 호기심이 많다.
부자들을 오래 연구한 다니엘 엘리[Daniel Alley]는 자수성가한 부자들이 인맥을 유지·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공통적으로 하는 네 가지 노력이 있다고 한다.
. 수시로 안부전화를 하면서 친밀감을 유지하고, 정보를 교환한다.
.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준다. '당신은 내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표시이다.
. 결혼, 자녀 출생, 경조사 등 인생 이벤트를 꼭 챙긴다.
. 관련 모임이나 자선행사에 꼭 참석한다.
그러나, 네트워킹을 함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자신을 과시하거나 돋보이려는 행동은 금물이다. 사람 많이 만나겠다고, 이 사람 저 사람 의미 없이 명함 100장을 돌리는 짓은 하지 말자.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관계에서는 그 사람의 '진정성과 진솔함'이 가장 중요하다.
또 '내게 득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핵심을 잘못 잡은 것이다. 자기가 '무엇을 더 보태고 기여' 할 것인지가 먼저이다. 만날 때마다 보태는 것은 없고 도움만 바란다면 부담스럽다. 이와 달리, 뭔가 보탬이 되고 도움 되는 정보를 주고 사람을 연결해준다면, 누가 그런 사람을 싫어하겠는가.
하버드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직장에서 지식이나 기술이 취직이나 승진 등에 미치는 영향은 15%에 지나지 않고, 85%가 인간관계[People Skill]였다고 한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되돌릴 수 없다. 그 때문에 스마트한 대화도 중요하다. 먼저 인사하고, 상대방 이름도 잘 기억해야 한다.
또 '남을 배려하고, 진심이 담긴 말'을 해야 한다. 찬 바람이 나는 사람, 말 많은 사람은 피곤하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대화법은 자기 얘기 30%, 상대방을 파악하기 위한 대화가 70%인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인연[因緣]을 한자로 풀이 하면, 연[緣]은 실 사[絲]에 코끼리 상[象]을 합친것이다. 즉, 실로 코끼리를 끌고 간다는 뜻이다. 그만큼 정성을 다해야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계산으로 되는 일은 없다. 모든 일은 정성과 진심이 담겨야 한다.
영어로 프러스 원[Plus one]은, 누군가에게 '꼭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 비결은 '나누고 베푸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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