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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된 쉰 목소리는 감기 탓? 목 아닌 위의 경고일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역류성 인후두염에 걸리면 목 이물감이나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 고대안산병원]

역류성 인후두염에 걸리면 목 이물감이나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 고대안산병원]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엔 ‘불청객’ 감기 바이러스가 쉽게 찾아온다. 목이 잠기거나 부어오르는 목감기에 걸린 환자도 흔히 나타난다. 하지만 목에 뭔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 그리고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넘어가면 단순한 목감기가 아닐 수 있다. 바이러스가 아니라 ‘위’(胃)에서 문제가 시작된 역류성 인후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주재우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역류성 인후두염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 등을 정리했다.

위산 거꾸로 올라오면 역류성 인후두염 발생 #목감기 증세 비슷, 호전 안 되면 병원 가봐야 #과식·술 피하고 식사 후 눕는 습관 바꿀 필요

인두와 후두는 우리 몸에서 공기가 이동하는 호흡기관의 하나다. 인두는 음식물의 이동 통로로도 쓰인다. 후두는 삼킨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걸 막아주는 동시에 소리를 내는 발성 기관 역할도 맡는다. 인두와 후두에 염증이 생긴다면 기침과 목 통증, 목소리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에 있는 내용물이 거꾸로 목으로 올라오면서 인두, 후두를 자극했을 때 발생한다. 위산은 강한 산성을 갖고 있어 음식물 소화를 돕는다. 하지만 위산이 과도하게 역류한다면 점막에 자극을 가하고 목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흔히 잘 알려진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 식도까지만 올라왔을 때 발생하는 염증을 말한다. 식도를 넘어 인두ㆍ후두까지 위산이 도달하게 되면 역류성 인후두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병의 대표적 증세는 ▶목 이물감 ▶마른기침 ▶쉰 목소리 ▶따끔거리는 통증 등이다. 평소에 많이 앓는 목감기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다 보니 역류성 인후두염에 걸려도 목감기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역류성 인후두염은 바이러스ㆍ세균 등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감기와 같은 방식으로 치료할 수 없다. 만약 2~3주 이내에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 후두 내시경으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법을 정하게 된다.

과식과 자극적인 음식은 역류성 인후두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앙포토]

과식과 자극적인 음식은 역류성 인후두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앙포토]

치료법의 핵심은 평소 무심코 지나치는 식습관ㆍ생활습관 개선이다. 과식을 삼가고 커피ㆍ탄산음료ㆍ술, 자극적이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 등을 피하는 게 좋다. 위에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 후 바로 누워서 지내는 습관도 바꿔야 한다.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으면서 위산 역류를 막는 게 중요하다.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면 위산 분비를 줄이는 약을 쓰게 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운동은 뱃속 압력을 높여 치료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주재우 교수는 "역류성 인후두염을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만성 인후두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초기에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게 중요하다“면서 ”치료를 위해선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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