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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아이돌' 고이즈미 日 환경상 "2주간 육아휴직 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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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서 처음으로 남성 장관이 육아휴직을 내겠다고 공식 선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38) 환경상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의 차남으로 톡톡 튀는 발언과 행동, 잘생긴 외모 덕에 ‘정치 아이돌’로 불리는 그는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일거수 일투족' 화제…속도위반 결혼 #'솔선수범해 사회 분위기 바꾸겠다' #차기 총리 후보군…'퍼포먼스' 비판도

15일 NHK에 따르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첫 아이를 낳으면 3개월 내 2주간 육아휴직을 낼 계획이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에 오르는 만큼 솔선수범해 사회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게 그의 변이다. 다만 그는 국회 답변이나 위기관리 대응 등 장관으로서 공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휴가를 쓸 것으로 전해졌다. 필요 시 재택 근무 등도 병행할 예정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저출산 극복과 ‘일하는 방식 개혁’의 핵심 방안으로 남성의 육아휴직을 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이용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포스트 아베'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되는 고이즈미가 치밀하게 계산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는 환경상에 오르기 직전 자민당에서 복지 분야를 총괄하는 후생노동부 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이즈미는 지난해 8월 7일 유명 방송인인 다키가와 크리스탈(42)과 이른바 ‘속도위반 결혼’을 발표했다. 프랑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다키가와는 후지TV 아나운서 출신으로 도쿄올림픽 유치전 때 프리젠테이션을 맡았다. 당시 발표회에선 일본식 환대를 뜻하는 '오모테나시'를 손동작으로 표현해 주목받았다.

고이즈미는 결혼 발표 당시에도 아이를 낳으면 육아휴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뒤따랐다. “매주 두 차례 각의(국무회의 해당)에 참석해야 하는 장관이 육아휴직을 쓰는 게 말이 되냐” “일반 국민도 어렵다. 육아휴직 제도는 권력자가 쓰라고 있는 게 아니다” 등의 비판이었다.

고이즈미는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해 9월 환경상으로 취임한 직후 "환경성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하기 어려운 환경을 그대로 둔채 (스스로) 육아휴직을 낼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육아휴직 기간 중 공무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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