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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새벽배송 1년 반에 170억 매출 스타트업, "아마존이 새벽배송 못하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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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의 본질은 연결입니다.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연결이죠. 돈, 그러니까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방법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요,, 제품의 경우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옮겨져야 그때 비로소 돈이 오갑니다. 그런 점에서 물류는 모든 제품에 다 붙을 수 있고, 붙어야 합니다.

지난 8일 만난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는 “왜 물류에 집착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2018년 7월 물류 전문 스타트업 팀프레시를 창업한 그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업가입니다. 2009년 데일리쿨의 운영 이사로 냉장 새벽 배송을 시작했고, 2015년 컬리의 물류 총괄로 ‘샛별 배송’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런 그가 2018년 컬리를 나와 새벽 배송을 포함해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결합한 팀프레시를 창업했습니다. 팀프레시는 창업한 그해 6개월 만에 27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엔 연 매출 147억 원을 달성했죠. 올해 매출 목표는 450억 원, 내년엔 1000억 원이 목표입니다.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는 2009년 데일리쿨에 합류하면서 물류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시스템을 만들고, 2018년 독립해 새벽배송에 특화한 물류 전문 스타트업 팀프레시를 창업했다.

이성일 팀프레시 대표는 2009년 데일리쿨에 합류하면서 물류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마켓컬리의 샛별배송 시스템을 만들고, 2018년 독립해 새벽배송에 특화한 물류 전문 스타트업 팀프레시를 창업했다.

‘모빌리티’를 주제로 한 폴인 스터디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 시즌에서 모빌리티 시장의 빅 플레이어를, 두 번째 시즌에서 넥스트 리더를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시즌은 모빌리티가 가장 먼저 혁신할 ‘커머스 산업’을 핵심 키워드로 잡았는데요, 커머스와 모빌리티가 만나는 최전선은 단연 물류입니다. 물류업계 ‘무서운 신인’ 팀프레시 이성일 대표를 섭외한 건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2009년 데일리쿨에 입사해 1년 만에 그 회사를 인수하며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냉장 새벽 배송을 시작했습니다. 왜 냉장 새벽 배송이었나요?
서울 경기 지역에 반찬을 냉장 새벽 배송했는데요, 사실 거래처가 많지 않아서 겨우 손익을 맞추는 수준의 소규모 사업이었어요. 하지만 그 2년간 언젠가 이 시장이 열릴 거란 확신을 얻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안 사는 물건이 없잖아요. 식품도 반드시 열릴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왜 컬리에 들어갔나요? 데일리쿨을 쭉 키울 수도 있었을 텐데요.
데일리쿨을 인수할 때 빚을 냈어요. 빚을 갚고 남을 만큼 현금이 들어와야 하는데, 사실 아직 시장이 막 성장하고 있을 때는 아니었거든요. 물동량이 적어 고생했죠. 그때 컬리로부터 합류 제안을 받았어요. 컬리라면 새벽 배송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컬리는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매하는 걸 꺼리는 문화를 바꿔놓았습니다. 이제는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하는 게 너무 익숙한 풍경이 됐는데요, 불과 5년 사이 벌어진 변화입니다.
컬리는 냉장 새벽 배송 시장을 열어젖힌 사업자죠. 거기서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창업했나요?
데일리쿨에 합류할 때 한 대기업에서도 합격 통지를 받았어요. 제가 이름도 낯선 중소기업 데일리쿨을 선택한 건 언젠가 내 사업을 하겠단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배우고 싶었어요.
데일리쿨에서 컬리, 그리고 팀프레시까지 ‘물류’를 놓지 않고 있는데요. 왜죠?
물류는 모든 커머스에서 결코 빠질 수 없어요. 그런데도 저평가되어 왔습니다. 힘든 일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소위 ‘고급 인재’가 오지 않았죠. 데일리쿨이란 신생 업체가 창업 1년 만에 사업을 딸 수 있을 만큼요. 시장은 커질 게 분명한데, 경쟁자가 그렇게 강력하지 않은 시장이었던 셈이죠.
팀프레시가 창업 1년 6개월 만에 17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도 그래서인가요?
사실 물류 시장엔 정말 많은 사업자가 있어요. 팀프레시가 하는 사업 대부분이 분야별로 보면 이미 있던 서비스에요. 팀프레시가 다른 점은 이 모든 서비스에 새벽 배송이라는 걸 더해 논스톱으로 한 번에 제공한다는 점이죠. 팀프레시 전엔 냉장배송 차량과 기사를 따로 고용하고, 창고업체도 따로 계약해야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팀프레시 안엔 4개 사업부가 있습니다. 전국의 냉장 택배 차량과 기사를 연결해주는 화물주선 사업부, 거래처의 새벽 배송을 전담하는 새벽 배송 사업부, 냉장창고를 빌려주고 재고 관리 및 상품 포장까지 대행하는 풀필먼트 사업부, 그리고 고객 요청으로 시작한 식자재 구매 대행 사업부입니다.

스타트업인데 사업이 좀 많은 느낌입니다.
커머스의 본질은 상품입니다. 고객사가 업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물류에 관한 모든 문제를 풀고 싶어요. 따로따로 보면 너무 많은 것 같지만, 저런 것들이 있으면 고객사는 각 서비스를 따로 알아보고 계약할 필요 없이 팀프레시 하나로 됩니다. 그게 우리의 경쟁력이죠.
팀프레시는 물류를 어떻게 혁신하고 있나요?
팀프레시의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운송관리시스템)을 고객의 요청에 따라 최적화하는 커스터마이징이 강점이에요. 예를 들어 최근 등장한 재사용 가능한 배송 박스 회수율을 추적하고 싶다면, 우리 TMS에 그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하는 거죠. 이런 게 되면 고객사의 만족도는 높아집니다.
기술 혁신은 없나요?
짜장면 가게는 짜장면을 맛있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인공지능(AI) 수타 솔루션을 도입하는 게 본질이 아닙니다. 물류도 마찬가지예요. 기술이 본질이 아닙니다. 본질은 고객사가 만든 좋은 상품을 최대한 안전하고 신선하고 빠르게 고객에게 전달하는 거죠. 그 본질에 충실하다 보면 기술이 필요할 수 있어요. 때로는 기술보다 사람이 하는 게 빠를 수도 있죠. 종종 기술에 더 집중하는 곳이 있는데요, 저희는 적정기술을 찾습니다. 
팀프레시의 물류센터. 새벽 배송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일반 배송에서 비해 물류에 주어진 시간이 길어야 10시간 정도기 때문이다. 끊김 없는 물류를 위한 기술과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팀프레시의 물류센터. 새벽 배송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일반 배송에서 비해 물류에 주어진 시간이 길어야 10시간 정도기 때문이다. 끊김 없는 물류를 위한 기술과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팀프레시의 기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새벽 배송 시장을 이미 장악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새벽 배송이 어려운 점은 물류업체에 주어진 배송 시간이 짧다는 겁니다. 자정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에 고객 집 앞에 물건을 놓아야 하니, 배송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짧으면 7시간 길어도 10시간 안팎입니다. 물류 창고로 제품을 집하하고 다시 분류하며, 재고를 관리하고 포장하는 모든 게 다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효율화의 핵심은 역시 데이터와 기술이죠. 심지어 팀프레시는 수많은 고객의 각기 다른 요구를 맞춰야 합니다.

아마존이 멤버십 회원에 한해 이틀 내 배송 서비스를 하는데요, 미국이 넓어서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아뇨, 저는 미국 소비자가 이틀은 참으니까 혁신이 거기까지 이뤄진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다릅니다. 더 많은 물류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죠.

이성일 대표는 미디어 인터뷰 등에 나서서 팀프레시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꺼립니다. 팀프레시가 아니라 고객사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에선데요, 그래서 업계에서조차 '무서운 신인' 팀프레시의 경험과 노하우를 듣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폴인 스터디에 참여한 건 “팀프레시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데요. 팀프레시의 ‘기본에 충실한’ 물류 혁신 이야기는 〈폴인스터디 : 커머스, 모빌리티를 잡아야 이긴다〉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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