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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이용우, 與 7번째 인재로 "스톡옵션 26억원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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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용우(56) 한국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영입했다. 4·15 총선을 대비한 영입인사로는 7번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 7호 영입인사인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설훈 최고위원, 이해찬 대표,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 7호 영입인사인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설훈 최고위원, 이해찬 대표,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연합뉴스]

금융 전문가인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30년간 현장에서 일했다. 서류 한 장만 봐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현장 상황이 어떤지 그려진다”며 “지금까지 현장에서 경험한 혁신을 정치에서 실현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2015년부터 이끌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문재인 정부 ‘혁신성장’ 정책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2018년 8월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 때 카카오뱅크 부스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을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밀어붙여 통과시켰다. 당시 정부의 경제정책·구조개혁·장기전략 등의 업무를 관장하던 이찬우(54) 전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이 대표의 친동생이다. 이 대표는 동문(서울대 경제학과)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도 가까운 사이다. 정치권과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의 부친인 장재식 전 민주당 의원의 비서로 일하면서 김대중(DJ) 당시 대통령 후보의 경제정책 공약 초안을 만드는 데 참여한 인연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018년 8월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간담회를 마친 후 카카오뱅크 부스에서 모바일로 전월세 보증금을 대출받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이 이용우 한국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018년 8월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간담회를 마친 후 카카오뱅크 부스에서 모바일로 전월세 보증금을 대출받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이 이용우 한국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스톡옵션 52만 주(행사가 기준 26억원)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에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어, 그가 보유한 스톡옵션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도 있다. 그는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고민하긴 했었다”면서도 “내 것이 아닌, 사회로 돌아가야 할 공물(公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6명의 영입인사들이 그랬듯 출마 지역과 관련,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당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만 했다. 다만 민주당 대표비서실장인 김성환(서울 노원병·초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입인사들은 비례대표 보다 지역구 출마를 우선 고려하고, 불가피할 경우 비례로도 적절히 안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발표된 7명의 영입인사 모두 지역구 출마가 원칙이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강원 춘천 출생이지만, 부산 부전초·부산동중·가야고를 졸업해 지역색으로는 부산·경남(PK)에 가깝다. 지난해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된 만큼 그가 가진 ‘경제 혁신 전문가’ 이미지에도 부합한다.

나머지 영입인사의 출마지도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 1호인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왼쪽)과 2호인 원종건씨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 다짐 메시지가 적힌 족자를 펼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영입 1호인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왼쪽)과 2호인 원종건씨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 다짐 메시지가 적힌 족자를 펼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앞서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지난해 11월 28일 “전략지역에 청년·여성을 우선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전략지역이란 현역 의원이 불출마하거나 후보자의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지역, 또는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 평가 결과 공천 배제 대상자가 포함된 곳 등이다. 현재 영입인사 중 45세 이하 청년으로 분류되는 이는 최혜영(41) 강동대 교수, 원종건(27)씨, 전직 소방관 오영환(32)씨, 홍정민(42) 변호사 등 4명이다. 지역 연고에 따라 최 교수와 오씨는 부산, 원씨는 서울 등 수도권, 홍 변호사는 경기 안양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 교수는 장애인 몫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릴 공산이 크다고 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는 최근 물밑에서 “최 교수 영입으로 장애인위원회 몫 비례대표 후보는 못 내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의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3호 영입인사로 발탁된 김병주(58)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모교(강릉고)가 있는 강원 강릉 또는 전문가 몫 비례대표 출마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일 오후 4번째 영입인사로 발표한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에게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당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일 오후 4번째 영입인사로 발표한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에게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당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뉴스1]

고검장 출신의 소병철(62) 전 법무연수원장은 고향인 전남 순천 출마가 유력하다고 한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순천은 지역구가 2개로 나뉠 가능성이 커 새피 수혈에 따른 부담이 적다. 순천 출마를 준비 중인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소 전 원장을 언급하며 “순천 발전을 위해 훌륭한 동지가 오셨다. 무조건 환영한다”고 썼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이용우 “결혼 조건이 ‘정치하지 말라’였는데…”

더불어민주당의 7번째 영입인사인 이용우(56) 한국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12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금융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려는 이유에 대해 “규제 대상으로 있으면서 안타까움이 있었고, 좀 더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 대표와 일문일답.

왜 정치인이 되기로 했나.
“규제 대상으로 있으면서 ‘잘 해야 될 텐데 왜 이렇게(안 되나)’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던 것 같다. (제가) 좀 더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이미 저는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니까.”
정치권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데.
“서울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난 뒤인 1992년에 (장재식 전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을 했다. 그 때는 정치보다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 결혼할 때 조건이 ‘정치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허락을 받았나.
“오랫동안 저와 살았으니까 집사람도 제 성격을 알겠죠.”
동생과 정치 성향이 다른가.
“다른 것도 있고, 같은 것도 있다. 정책 면에서는 구체적인 의견이 같은 것도 많다. 아무래도 저는 일평생 기업에 있던 사람이고, 그 친구(동생)는 전형적인 관료니까 생각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겠죠.”(※이 대표의 친동생인 이찬우(54) 전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입당 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상의했나.
“말 안 했다. 오늘 아침에 그냥 문자 메시지로 ‘그렇게 됐다’고 얘기만 했다. 괜히 서로 부담 주는 그런 그림이 될까봐…. 절친한 사이는 아니고 (김 실장이) 한 해 선배다.”

심새롬·하준호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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