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건강 관리 나선 일본… ‘건강저축포인트’ 적립도

중앙일보

입력 2020.01.12 13:00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42)

20년 후 2040년의 고령사회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2040년은 인구 구조상 세대 간 불균형이 가장 커지는 시점이다. 2015년부터 2040년까지 현역세대의 인구는 약 1750만명이 감소한다. 일본 인구는 약 1억1000만명이 되고 1.5명의 현역세대가 1명의 고령 세대를 부양하는 시대가 된다.

85세 이상 인구가 약 30% 정도에 도달한다. 고령 세대 중에서 독신 세대는 40%를 넘고, 고령 세대의 빈곤화·고립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회보장지출도 많이 늘어난다. 2040년에 사회보장지출 총액은 190조엔으로, 2018년 121조엔의 1.6배(간병 2.4배, 의료 1.7배, 연금 1.3배)로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사회보장지출 비율은 24%에 이를 전망이다.

2040년 일본은 인구가 약 1억1000만명이고, 1.5명의 현역세대가 1명의 고령세대를 부양하는 시대가 된다. 고령세대의 빈곤화·고립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 pxhere]

2040년 일본은 인구가 약 1억1000만명이고, 1.5명의 현역세대가 1명의 고령세대를 부양하는 시대가 된다. 고령세대의 빈곤화·고립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 pxhere]

이렇게 2040년에는 단카이 주니어 세대가 고령자가 되면서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3868만 명으로 피크를 맞이하고 현역세대는 급격하게 줄어든다. 2040년 초고령사회에서 건강한 고령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문제 해결책이다. 많은 고령자가 건강하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정책담당자와 전문가 모두 예방과 건강관리를 강화해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을 핵심대책으로 인식하고 있다.

100세 시대에 예방과 건강관리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국민 개개인은 건강상태를 개선해 삶의 질을 높여야 장래에 삶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건강수명이 늘어나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고령 노동력은 사회보장비를 지출하기보다 오히려 사회보장제도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연금이 부족한 고령자가 지역사회에 참여해 활력 있게 활동하면 건강 격차의 확대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이외에도 생활습관의 개선, 조기예방과 간호 및 치매 예방을 통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의료와 간병 수요를 사전에 억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건강수명 연장은 사회보장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일본은 간병보험제도를 정비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일본21’을 지역과 직장, 단체에서 추진해왔다. 이렇게 국민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대책으로 건강수명은 2016년 남성 72.1세, 여성 74.8세로 늘어났다.

일본 정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2040년 일본사회를 전망하고 새로운 대책을 제시했다. 누구나 오랫동안 건강하게 활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이다. 구체적인 전략으로 100세 시대에 맞춰 고령자 고용과 연금제도의 개혁, 의료복지 서비스의 개혁, 건강수명 연장대책을 내놓았다.

그중에 가장 핵심적인 정책이 바로 건강수명 연장대책이다. 건강수명 연장은 이미 아베 총리가 내세운 중요한 대책이다. 2013년 발표된 ‘건강수명 연장대책’이 주목을 받았다. 이번 건강수명 연장대책에는 일생생활에 지장이 없는 기간의 평균을 건강수명으로 정의하고, 2016년부터 2040년까지 남녀 모두 3살 늘려 건강수명 연장 목표치를 75세 이상으로 정했다(남성 75.14세, 여성 77.79세).

후생노동성은 2018년에 건강수명 연장대책을 마련했다. 건강수명 연장대책의 뼈대는  건강 무관심층의 예방관리 추진, 건강한 식사와 운동 환경조성, 행동수정 3가지 프로그램이다. 이 3가지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것은 국민의 건전한 생활습관형성, 질병 중증화·치매 등의 예방이다.

일본은 간병보험제도를 정비하고, 건강관리 운동 ‘건강일본21’을 지역과 직장, 단체에서 추진해왔다. 국민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대책으로 건강수명은 2016년 남성 72.1세, 여성 74.8세로 늘어났다. [사진 pxhere]

일본은 간병보험제도를 정비하고, 건강관리 운동 ‘건강일본21’을 지역과 직장, 단체에서 추진해왔다. 국민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대책으로 건강수명은 2016년 남성 72.1세, 여성 74.8세로 늘어났다. [사진 pxhere]

2018년 건강수명 연장을 평가하고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전담조직 내에 2개의 연구조직도 두었다. ‘건강수명의 형태에 관한 전문가 연구회’는 건강수명의 지표를 정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하고, ‘건강수명 연장 효과에 관한 연구반’은 예방과 건강관리 등의 대책을 통한 의료비·간병비에 대한 효과를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사전 예방과 건강관리가 국민의 건강수명 연장에 기여하는지 논란이 있다. 그렇지만 전문가 연구팀은 모두 예방대책의 긍정적 가치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

“예방과 건강관리 대책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매우 큰 가치가 있으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종합적 관점에서 건강수명 연장은 사회·경제 전체에 바람직하고 마땅히 지향해야 한다. 건강 수명의 증가가 평균수명의 증가보다 높을 경우 생애 의료비도 억제된다. 의료비는 건강한 기간에도 비용이 들어가지만 간병은 간병상태가 되지 않으면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의료비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많은 지자체는 건강 관련 단체와 제휴 등을 통해 예방과 건강관리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에 보건사, 영양사 등 다수의 의료 전문직 배치, 고령자의 의료·간병정보의 통합분석, 지역 고령자의 건강과제 분석, 의료 전문직의 관여 및 상담지원, 고령자의 허약화 예방대책, 고령자의 활약장소 확대 등 지자체 사정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예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는 독자적인 의료·간병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개발, 7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 데이터를 통합해 지역 간병상태의 변동상황과 이용 서비스의 관계, 질병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 pxhere]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는 독자적인 의료·간병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개발, 7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 데이터를 통합해 지역 간병상태의 변동상황과 이용 서비스의 관계, 질병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 pxhere]

일본 지자체의 의료·간병 대책 사례
가나가와 현 요코하마시(横浜市)는 2017년 독자적인 의료·간병 통합 데이터베이스 ‘YoMDB’를 개발했다. 국민건강보험, 후기고령자 의료제도, 의료부조 자료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의 의료 데이터를 전부 통합해 지역 간병상태의 변동상황과 이용 서비스의 관계, 질병을 분석할 수 있다. 앞으로 대학교수, 의료 전문가와 협력해 의료·간병자료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관리 스테이션’이라는 고령자 중심의 자발적인 활동그룹을 지원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이상의 회원이 모여 적합한 운동과 건강관리 활동(운동기능 개선, 영양개선, 치매 예방 활동)을 주도적으로 하도록 지원한다. 활동그룹의 회원 모두 순번제로 역할을 맡고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특징이 있다. 지자체에서 보건사와 간호사가 그룹운영을 지원(강사파견, 교재제공, 체력측정 등)하고 있다. 건강관리 스테이션에 참여하는 고령자는 일반인보다 풍부한 건강지식을 갖춰 자신의 허약화, 치매를 예방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2012년 27개 그룹, 854명이 참여해 현재 약 300개 그룹 8000명의 고령자가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미에현 쓰시(津市)에서는 의료 전문가를 활용해 영양 순회점검을 하고 있다. 보건센터의 보건사와 영양사는 모델 지역을 방문해 영양순회 점검표와 기본점검표를 작성한다. 점검결과에 따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지역포괄센터와 의사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방문할 때 생활현황, 장래 희망사항, 장단기 목표에 대해 상담하고 개인별 영양 케어 계획서를 작성한다.

도쿄 다마시에서는 ‘다마 허약예방 프로젝트(TFPP)’를 실시하고 있다. 주민, 대학, 의사, 영양사, 생활지원 코디네이터가 제휴해 허약한 고령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행동을 바꾸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사진 pixabay]

도쿄 다마시에서는 ‘다마 허약예방 프로젝트(TFPP)’를 실시하고 있다. 주민, 대학, 의사, 영양사, 생활지원 코디네이터가 제휴해 허약한 고령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행동을 바꾸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사진 pixabay]

그 외의 지역에서는 고령자가 모이는 지역의 살롱과 건강교실, 노인 클럽 등을 방문해 생활습관과 식생활을 점검하고, 저영양과 허약위험이 높은 사람과 상담한다.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직접 방문한다. 순회점검 내용은 가족구성, 현재의 병력과 생활력, 허약위험, 저영양 위험, 혈압, 주관적 건강관 등이다. 이러한 영양관리 대책에서 파악한 다양한 영양 과제를 찾아내, 대책을 마련하고 개선하기 위한 지역 영양 케어 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이 회의에는 자치 회장, 노인 클럽회장, 지역주민, 시 직원, 의료 전문직 등 폭넓은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대책을 토론한다.

도쿄 다마 시에서는 ‘다마 허약예방 프로젝트(TFPP)’를 실시하고 있다. 주민, 대학, 의사, 영양사, 생활지원 코디네이터가 제휴해 허약한 고령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행동을 바꾸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대학에 위탁해 허약 정도를 점검하고, 점검 후에는 주민과 학생, 전문직이 함께 간병예방 대책을 실제로 체험한다. 개인별 위험에 대응해 의료와 간병보험 서비스, 지역 간병예방교실, 지역 클럽활동, 자원봉사활동, 민간 스포츠 클럽 등을 소개한다.

시가 현 히가시오미시(東近江市)는 간병·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 특성을 세분화하고, 간병보험의 인정과 의료의 관련성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간병예방을 위해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다음 달에 75세가 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검진·간병·영양·운동 등 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개최한다.

건강저축 포인트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고령자가 매일 할 수 있는 목표를 2가지 정하고 매일 건강일지에 기록한다. 목표를 달성하면 포인트를 제공하고, 포인트는 돈으로 환산(1포인트당 2엔)해 지역상권에서 상품과 교환할 수 있다. 2018년 건강저축 포인트제도에 참여하는 고령자는 30~40%로 매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한국금융교육원 생애설계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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