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 '찬물 학대'에 숨진 장애 아들···그 몸엔 수상한 멍 자국

중앙일보

입력 2020.01.12 12:48

업데이트 2020.01.12 14:14

언어장애가 있는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숨진 의붓아들의 몸에선 멍 자국이 발견돼 경찰은 숨진 아동이 상습 폭행을 당했는지도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12일 계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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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여주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후 8시쯤 한 가정집에서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 것 같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군(9)을 발견했다.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벌 주려 했다'며 몸에선 멍 자국

신고한 A군의 어머니 B씨(31)는 "A가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식사준비를 방해해 벌을 주려 했다"며 "속옷만 입혀 찬물이 담긴 베란다 욕조에 한 시간 정도 앉아 있게 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A군이 깨어나질 않아 신고했다는 것이다.

당시 여주시의 기온은 영하였다. 병원에서 시신을 확인한 결과 A군의 몸 여러 곳에선 멍 자국도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B씨의 학대로 A군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B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군 숨지기 전에도 학대신고로 경찰 출동

여주경찰서 로고. [중앙포토]

여주경찰서 로고. [중앙포토]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숨진 A군의 아버지와 5년 정도 동거하다 지난해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을 비롯한 B씨가 낳은 3명의 딸까지 모두 6명이 같이 살았다. A군은 언어장애 2급이었다고 한다.

B씨가 전에도 A군을 학대한 사실도 확인됐다. 2016년 B씨가 A군을 학대한다는 신고가 2차례 접수돼 A군은 33개월 정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아버지가 "학교에 입학해야 하니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고 했고 A군도 "아빠와 살고 싶다"며 동의해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경찰, B씨 구속영장 신청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다른 자녀들이나 A군에 대한 추가 학대 의혹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군 시신을 확인한 의사 등을 불러 상습 폭행 등 여부를 확인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해 A군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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