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자료 지목 없이 압수수색 시도"···檢 "상세목록 냈다" 반박

중앙일보

입력 2020.01.10 21:17

업데이트 2020.01.10 22:35

검찰이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옛 균형발전비서관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청와대의 자료 제출 거부로 압색을 중단했다. 이날 청와대 연풍문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검찰이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옛 균형발전비서관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청와대의 자료 제출 거부로 압색을 중단했다. 이날 청와대 연풍문 앞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청와대를 향한 검찰의 네 번째 압수수색을 놓고 양측이 정면충돌했다. 청와대는 “자료가 특정되지 않은 보여주기식 수사”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반면 검찰은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에다 상세한 목록까지 제출했음에도 거부당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10일 오전 10시쯤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옛 균형발전비서관실)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장환석(59)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송철호(71)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설계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전날 장 전 행정관의 주거지와 정부서울청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2018년 6‧13 지방선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날 청와대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검찰 수사관들은 6시간 이상 대기하다가 빈손으로 돌아갔다.

청와대 "압수영장에 구체적인 자료 지목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검찰이 가져온 압수수색 영장은 압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비서관실에 있는 ‘범죄자료 일체’ 취지로 압수 대상을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협조하고 싶었으나 검찰이 협조하기 어려운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검찰 "적법한 영장에다 상세 목록 냈다. 거부 서면도 못 받아" 

이후 검찰은 자료를 내고 고 대변인의 설명을 바로 반박했다. 검찰은 “법원에서 압수할 장소 및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해 발부한 영장”이라며 “동일한 내용의 영장에 기초해 전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상적으로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법한 영장에다 상세한 목록을 교부해 자료 제출을 요청했는데도 ‘압수할 물건의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출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현행법상 청와대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압수수색 승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며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거부 의사를 명시한 서면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이 또한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보통 임의제출 방식으로 이뤄진다.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을 할 수 없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검찰이 청와대 바깥에서 압수수색 대상 목록을 제시하면 청와대가 대상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고 대변인은 “한 번도 허용된 적이 없는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실현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 수사를 벌인 것으로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는 문 정부 출범 이후 4번째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면서 민정수석실(2018년 12월 26일)과 청와대 경호처(2019년 3월 19일)를 압수수색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고 대변인은 당시에도 “절차에 따라 성실히 협조했다”면서도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김태우 전 수사관의 진술에 의존해 검찰이 국가 중요시설인 청와대를 거듭 압수수색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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