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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여파' 고려했나…대법관 후보 엘리트 男법관 4명 압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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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접견실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접견실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은 9일 대법관추천위원회(위원장 김자혜)를 열고 3월초 퇴임 예정인 조희대(63·연수원 13기) 대법관 후임으로 노태악·윤준·권기훈·천대엽 후보자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법원 내부선 "노태악·윤준 양강구도" #'조용한 사법개혁' 천대엽 가능성도

보수적인 선택 

모두 50대 남성 엘리트 법관으로 우리법연구회 등 진보 성향의 이력을 가진 이는 없다. 김자혜 추천위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후보자들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양승태 사태' 이후 김명수 대법원과 추천위가 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우려해 보수적 기준으로 대법관 후보를 압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지방법원의 현직 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사태' 이후 마음을 돌린 기존 법원장과 고등부장 판사들에게 화해의 제스쳐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관들이 대부분 색채가 없다지만 진보적 성향의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태악 후보자 [대법원 제공]

노태악 후보자 [대법원 제공]

누가 유력한가

법원 내부에선 이번 대법관 인선의 경우 '노태악·윤준·천대엽' 후보의 3파전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과거에도 대법관 후보로 올랐던 노태악(58·연수원 16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은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이다.

법원 내 평판이 좋고 법리에 밝으며 비서울대 출신(한양대 법대)인 점이 강점이다. 법원행정처 파견 근무가 없이 법관 생활 동안 재판만 해왔다.

윤준 후보자 [대법원 제공]

윤준 후보자 [대법원 제공]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인 윤준(59·연수원 16기) 수원지방법원장은 사법행정의 탈관료화 등 김명수 대법원의 개혁에 적극적으로 발맞춰 온 것이 강점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확실한 대법관 후보 중 한분"이라고 말했다.

16기와 21기의 경쟁 

천대엽(56·연수원 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법원 내에서 '조용한 사법개혁'을 꾸준히 실천해온 인물로 공판중심주의 등 형사사법의 대표적 전문가로 불린다.

천대엽 후보자 [대법원 제공]

천대엽 후보자 [대법원 제공]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4명의 후보자 중 연수원 기수도 가장 낮다. 2018년 12월 임명된 김상환 대법관의 연수원 기수가 20기인 만큼 김명수 대법원장이 김 대법관의 후배 기수인 천 부장판사를 추천할 가능성도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천 법관은 현직 법관 중 재산이 가장 없는 분 중 한명"이라 말했다.

권기훈(57세·연수원 18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은 합리적이고 법리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대법관이 물러나면 대법관 중 TK출신이 없는데 권 대법관의 경우 대구 출신이라는 지역적 강점을 갖고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중 제청 

대법원은 16일까지 후보자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김 대법원장은 이달 안에 대법원장 후보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은 국회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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