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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LG 감독 "2020년, 쌍둥이 번호 기운 받았으면"

중앙일보

입력

류중일 LG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 신년하례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류중일 LG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 신년하례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전화번호 뒷자리가 2020이다. 쌍둥이 번호인데 좋은 기운이 오면 좋겠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류중일(57) 감독이 조심스럽게 큰 꿈을 밝혔다. 가을 야구를 했던 지난해보다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의지다.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신년하례식을 열었다. 재활훈련을 떠난 일부 선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참석했다. 이규홍 LG스포츠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선수단과 프런트가 합심해 가을 야구에 진출했고,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100만 관중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창단 30주년을 맞이해 제2의 창단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다른 팀들이 무서워하는 팀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류중일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최근 불거진 선수의 폭력 사건에 대한 내용이었다. 류 감독은 "우리 선수가 폭행에 연루되어 있다. 경찰 조사를 받아야겠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팬들 분께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크고 작은 사고가 나지 않도록 선수단에 메시지도 전달했다.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조심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한 LG는 곧바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94년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후엔 준우승만 3번 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2002년이 마지막이다. 류중일 감독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류 감독은 "창단 30주년인데 LG가 우승을 한지 꽤 됐다. 좋은 성적을 내서 팬들에게 선물을 드려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2018년 LG에 부임한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2년 만에 포스트시즌(4위)에 진출했다. 올시즌은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다행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를 붙잡았다. 내부 FA인 오지환, 송은범, 진해수도 계약했다. 류 감독은 "외국인 투수 둘이 다 남아 좋다. 둘이 각각 14승씩 했는데 더 올려줬으면 한다. 4, 5선발도 구색을 갖춰서 10승가까이 할 수 있는 선수들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신인 선수들에 대해선 "기량을 확인해야 겠지만, 전지훈련에 세 명 정도를 데려가려고 한다"고 했다.

물론 과제도 있다. 지난해에도 고민했던 외국인 타자다. 토미 조셉과 대체 선수 카를로스 페게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차명석 단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여러 후보를 봤다. 이적료 등 문제로 늦어지는 것 같은데 조만간 계약이 이뤄질 것이다. 후보는 1루수이다. 건강하고, 전경기를 나갈 수 있는 선수를 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G는 호주에서 1차 전지훈련을 한 뒤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간다. 오키나와에선 삼성, 일본팀 등과 연습경기를 하고 청백전도 치른다. 류중일 감독은 "베스트 9을 정해야 한다. 정근우를 영입했는데 정주현과 2루 경쟁을 시키려고 한다. 부상을 안 당해야 하고, 지난해 잘 한 선수들이 더욱 더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우석이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애를 먹었고, 세이브도 올려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최강의 마무리가 되려면 자만하지 않아야 한다. 정우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의 강점은 역시 투수진이었다. 평균자책점 4위(3.89)를 기록하면서 안정된 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엔 다소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셋업맨으로서 활약한 정우영이 선발 변신을 시도하고, 김지용가 정찬헌이 불펜에 합류한다. 류중일 감독은 "정우영은 전지훈련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다. 호주에서 투수코치, 본인과 상의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재활군(김지용·정찬헌·이정용·김대현) 선수들에 대해선 "김지용은 몸 상태가 완벽하다고 한다. 정찬헌은 4월 이후 돌아올 듯 하다. 이 선수들이 오기 때문에 정우영 선발도 고려하고 있다"며 "잘 풀린다면 과거 삼성의 막강한 불펜처럼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류중일 감독은 "제 전화번호 끝자리가 2020이다. 쌍둥이이기도 하고. (꿈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어느덧 최고참 감독이 됐다. 최고참으로서 다른 감독들과 공유하며 '팬들이 원하는 야구, 재밌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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