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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TV가 아래로 펼쳐지네…LG 롤다운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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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발언하는 정호영 사장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에서 정호영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1.7  sab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발언하는 정호영 사장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 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에서 정호영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1.7 sab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0(소비자가전쇼)의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롤다운 디스플레이 TV를 공개했다. 프로젝터 스크린처럼 천장에 말려있던 화면이 풀리면서 아래로 펼쳐지는 방식이다. 지난해 CES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롤러블 TV가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올렸다면 이번엔 반대다.

CES 참석 정호영 디스플레이 사장 #“LG, 세계 1등업체 모습 되찾겠다 #차량용 빼곤 국내 LCD라인 접을 것”

LG전자는 대형 전시장(2044㎡)을 입구부터 내부까지 ‘디스플레이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준다’고 시위라도 하듯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꾸몄다. 전시장 입구는 올레드(OLED) 사이니지 200여 장을 물결처럼 이어붙인 ‘새로운 물결’ 이란 이름의 대형 곡선 디스플레이가 펼쳐진다.

이어서 롤러블 TV존에 들어서면 롤다운과 롤업 디스플레이 TV 각각 5대가 위와 아래로 설치돼 영상을 재생하면서 음악에 맞춰 춤추듯 움직인다. 10개의 디스플레이가 위·아래로 모두 붙었을 땐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변신하기도 했다.

공간 활용성도 내세웠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롤다운 방식은 종전 롤업 방식보다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롤-업이 디스플레이가 말려있는 테이블 공간이 필요했다면, 롤다운은 천장에 설치해 별도의 공간이 필요 없다. 하지만 미국의 IT전문매체 씨넷은 “표준 8피트(2.43m)인 천장에서 매달린 TV를 편안하게 보기에는 너무 높을 것”이라면서 “LG전자가 롤다운 디스플레이를 TV로 어떻게 적용할지 궁금하다”고 평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가 CES 2020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처음 공개한 롤다운 디스플레이. 실제 작동하는 영상을 캡처했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5만 번 이상의 롤업 또는 롤다운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다. 지난해 CES에서 가장 주목받은 ‘롤러블 TV’의 후속작이다. 김영민 기자

LG디스플레이가 CES 2020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처음 공개한 롤다운 디스플레이. 실제 작동하는 영상을 캡처했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5만 번 이상의 롤업 또는 롤다운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다. 지난해 CES에서 가장 주목받은 ‘롤러블 TV’의 후속작이다. 김영민 기자

롤러블 TV의 출시는 지난해에 공개된 롤-업 방식이 먼저 이뤄질 전망이다. 일부 외신에서는 올해 2·3분기에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제품 출시 시기와 가격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정호영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ES 현장에서 LG를 대표하는 재무·전략통답게 IR 설명회처럼 5장 분량의 PT 화면을 띄워놓고 직접 설명에 나섰다. 그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원가경쟁력부터 강조했다. 정 사장은 “중국이 우리보다 훨씬 낮은 원가에 디스플레이를 만든다”며 “열세가 고착화된 부분은 신속하게 구조 자체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TV용 액정(LCD) 생산에서 중국 업체에 경쟁력이 뒤진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돌돌 마는 ‘마법 TV’

돌돌 마는 ‘마법 TV’

LG디스플레이는 임직원만 3만 명, 연 매출이 24조3000억원(2018년 기준)인 대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부채(약 13조원)와 부채비율(161%·지난해 3분기 기준)이 높아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사장은 경영난의 타개책으로 ▶대형 OLED를 시장에서 대세화하고 ▶중소형 OLED(플라스틱 OLED) 사업은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LCD라인의 구조혁신 등 3가지 목표를 내걸었다. 특히 소자 하나하나가 자체 발광하는 OLED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 사장은 “3가지 과제를 해낸다면 과거에 누렸던 ‘세계 일등 디스플레이 업체’의 모습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약 7년간 LG디스플레이는 LCD 출하량 기준 세계 1위 업체였으나, LCD의 원가 경쟁력을 낮춘 중국 BOE 등이 부상하면서 2017년 이후 ‘글로벌 톱’ 자리를 내줬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 사장은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을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 1조5000억원 안팎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하반기에 상당히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LG디스플레이의 파주·구미 등 국내 생산 라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사장은 “TV용 LCD 생산은 국내에선 더 이상 적절치 않다. 차량용 LCD 패널 등을 제외하곤 LCD 라인을 접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주영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김영민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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