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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LG디플 사장 “하반기엔 흑자전환 …롤러블·플렉서블 기술 선도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G디스플레이의 정호영 신임 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소비자 가전전시회)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했다. 정 CEO는 LG를 대표하는 재무·전략통답게 IR 설명회처럼 5장 분량의 PT 화면을 띄워놓고 직접 설명에 나섰다.

‘재무통’ 정호영 사장, PT로 언론 데뷔 

정 사장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의 원가경쟁력부터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우리보다 훨씬 낮은 원가에 디스플레이를 만든다”며 “열세가 고착화된 부분은 신속하게 구조 자체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TV용 액정(LCD) 생산에서 중국 업체에 경쟁력이 뒤진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취재진 질문에 앞서 2020년 경영 목표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밝히고 있다. 김영민 기자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취재진 질문에 앞서 2020년 경영 목표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밝히고 있다. 김영민 기자

LG디스플레이는 임직원만 3만 명, 연 매출이 24조3000억원(2018년 기준)인 대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부채(약 13조원)와 부채비율(161%ㆍ지난해 3분기 기준)이 높아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 사장은 경영난의 타개책으로 ▶대형 OLED를 시장에서 대세화하고 ▶중소형 OLED(플라스틱 OLED) 사업은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LCD라인의 구조혁신 등 3가지 목표를 내걸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소자 하나하나가 자체 발광하는 OLED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 사장은 “3가지 과제를 해낸다면 과거에 누렸던 ‘세계 일등 디스플레이 업체’의 모습을 다시 뒤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약 7년간 LG디스플레이는 LCD 출하량 기준 세계 1위 업체였으나, LCD의 원가 경쟁력을 낮춘 중국 BOE 등이 부상하면서 2017년부터 ‘글로벌 톱’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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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 사장은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을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 1조5000억원 안팎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하반기에 상당히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상반기까지는 지난해 하반기까지의 어려움이 계속되나 하반기에 경영 정상화의 흐름이 만들어질 것이다. 캐시플로(현금흐름)와 부채비율 문제는 그 이전에 개선될 것이다”고 했다.

흑자 전환은 하반기, 전제 조건도 밝혀  

흑자 전환을 위한 조건으로는 정 사장은 “중소형 OLED에서 충분한 물량 확보가 이뤄져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광저우 팹에서 만든 패널을 본격 판매하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2위 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주력 상품 ‘P40’용으로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게 확정됐다. LG디스플레이는 화웨이 P40에 애플의 차기 아이폰 패널 물량까지 더해질 경우, 중소형 OLED 부문의 영업 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LG디스플레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LG디스플레이]

‘비욘드 TV’ 전략, 롤다운·폴더블 디스플레이 내놔

LG디스플레이의 파주ㆍ구미 등 국내 생산 라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사장은 “TV용 LCD 생산은 국내에선 더 이상 적절치 않다. 차량용 LCD 패널 등을 제외하곤 LCD 라인을 접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CEO의 마지막 결정인 파주 공장의 10.5세대 OLED 투자를 놓고서도 “8.5세대 광저우 공장의 월 생산량을 9.5만장까지 증설한 이후인 2022년쯤”이라고 속도조절론을 피력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신상품도 공개했다.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롤-다운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CES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LG ‘롤러블 TV’의 후속작이다. 자동차 인테리어에 따라 휘어지고 구부리는 형태가 가능한 차량용 OLED 콕핏(계기판)도 전시했다. 정 사장은 ‘비욘드 TV’를 화두로 내세우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매출을 전체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도 밝혔다.

폴더블 폰에 들어갈 OLED 시제품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듀얼 스크린 기반 ‘서피스 듀오’와 유사한 형태이지만, 이음새(힌지) 부분만 제외하면 2개 스크린이 아예 이어져 있다. LG의 폴더블 OLED 시제품은 중국 레노버에 공급될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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