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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사진만으로 혈압 측정…CES 달려가는 한국 스타트업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역대 최대 규모로 CES 찾은 K-스타트업 

'CES 2020'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뉴스1]

'CES 2020'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뉴스1]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는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에 ‘기회의 땅’이다. 삼성·애플·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 강자뿐 아니라 전 세계 벤처 투자자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이다. CES 스타트업 전용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에는 지난해 42개국 1200여 개 스타트업이 제품을 전시했으며 투자가 200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2012년 이후 CES에서 성사된 누적 투자 금액만 10억 5000만 달러(약 1조2277억원) 이상이다.

2019 CES 국가별 참석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019 CES 국가별 참석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2020에는 기술력이 탄탄한 한국 스타트업도 대거 합류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 집계에 따르면 CES2020 참가 한국 스타트업 수는 200여 개. 지난해(113개)보다 77% 증가했다. 미국(343개), 프랑스(240개)에 이어 3번째로 많다. 특히 올해는 거대한 기술적 혁신을 내세우는 곳보다 일상의 불편을 해결하려는 ‘생활밀착형’ 혁신 스타트업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0초면 수질검사 끝 

스타트업 더웨이브톡이 CES2020에서 선보인 가정용 수질측정장치 센스 컵(Sens Cup). [사진 더웨이브톡]

스타트업 더웨이브톡이 CES2020에서 선보인 가정용 수질측정장치 센스 컵(Sens Cup). [사진 더웨이브톡]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 더.웨이브.톡(THE.WAVE.TALK)은 마실 수 있는 물인지 손쉽게 검사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물센서 제품을 만든 스타트업이다. 이번에 처음 시제품 형태로 공개한 가정용 제품 ‘센스 컵’(Sens Cup)은 CES2020 혁신상을 받았다.
 센스 컵은 컵에 물을 붓고 버튼을 누르면 물의 상태를 10초 이내에 측정할 수 있는 장비다. 물에다 레이저를 쏜 뒤 굴절 경로를 관찰해 박테리아, 미세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얼마나 있는지 측정한다.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최소 48~72시간이 걸리는 기존 장비 대비 검사시간을 대폭 줄였다. 휴대 가능한 크기에 가격도 최고가 장비(1000만원) 대비 100분의 1 수준인 10만원으로 낮췄다. 정은정(34) 홍보담당 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식중독에 걸리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제품을 출시해 누구나 간편하게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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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로 난청 예방 헤드폰 

스타트업 링크페이스는 CES 2020에서 헤드폰ㆍ퍼스널오디오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 링크페이스의 디어(DEAR)는 소리 자극에 대한 생체 신호를 측정해 청각을 자동으로 보호해주는 헤드폰이다. [사진 링크페이스]

스타트업 링크페이스는 CES 2020에서 헤드폰ㆍ퍼스널오디오 분야 혁신상을 수상했다. 링크페이스의 디어(DEAR)는 소리 자극에 대한 생체 신호를 측정해 청각을 자동으로 보호해주는 헤드폰이다. [사진 링크페이스]

 링크페이스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 출신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가 CES2020에 출품한 ‘디어(DEAR)’는 아동 난청 예방용 헤드폰이다. 헤드폰에 실리콘 센서를 부착한 뒤 뇌파 등 생체신호를 측정해 볼륨을 자동으로 적정 수준에 맞춰주는 제품이다. 헤드폰·퍼스널 오디오 부문 CES2020 혁신상을 받았다. 임경수(46) 링크페이스 대표는 “유튜브를 비롯해 넷플릭스 등 다양한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가 확산되면서 난청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며 “뇌파를 이용해 볼륨을 위험 수준 이하로 자동 조절하는 헤드폰을 통해 아이들의 청력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AI가 사진보고 혈압추정 

스타트업 딥메디는 손가락 이미지를 통해 혈압을 추정할 수 있는 의료용 소프트웨어 '늘.혈압'을 CES2020에 출품했다. [사진 딥메디]

스타트업 딥메디는 손가락 이미지를 통해 혈압을 추정할 수 있는 의료용 소프트웨어 '늘.혈압'을 CES2020에 출품했다. [사진 딥메디]

아산나눔재단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1등 수상 스타트업인 딥메디도 이번 CES2020에 처음으로 부스를 열었다. 딥메디가 출품한 의료용 소프트웨어 ‘늘.혈압’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혈압을 추정하는 의료용 소프트웨어다.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로 손가락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혈압을 추정하는 제품이다. AI는 손가락 모양과 혈압을 보여주는 데이터 5만건을 딥러닝 기술로 학습했다. 현재 한국 식약처로부터 임상용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 인증을 얻은 상태이며 올해 안에 의료기기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광진 대표는 “손끝은 피부가 얇기 때문에 피의 흐름에 따른 색깔 차이를 분석해 혈압을 추정할 수 있다”며 “이번 CES에서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를 만나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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