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는 지역 축제” 봉준호, 골든글로브서 전한 수상소감

중앙일보

입력 2020.01.06 11:57

업데이트 2020.01.06 12:14

봉준호 감독이 6일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봉준호 감독이 6일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자막의 장벽,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은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또 한번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이번엔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거머쥐고서다.

봉 감독의 '기생충'이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 후보작을 제치고 최종 수상자로 호명됐다.

'기생충'의 이번 수상은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계의 높은 벽을 넘은 기념비적 사건이다.

봉 감독도 수상 소감에 그 의미를 담았다. 봉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자막의 장벽,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며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봉 감독의 수상 소감이 전파를 타자 미 영화 팬들은 "봉 감독이 다시 한번 미국 우월주의에 일침을 가했다"며 환호했다.

특히 "오스카 상은 지역 축제"라는 봉 감독의 과거 인터뷰와 뜻이 맞닿아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봉 감독은 지난해 10월 7일 미국 영화 '벌쳐(vulture)'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가 지난 20년간 오스카상에 입후보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오스카 상은 국제적인 영화 축제가 아니다. 그저 지역 축제일 뿐"이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당시 팬들은 봉 감독 답변에 동의하며 미국의 거만함을 깨는 한마디라고 칭찬했다. 팬들은 "미국 영화산업이 절대 말하고 싶지 않았던 비밀이다", "미국은 미국이 세계의 기준이라는 착각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미국의 것이 전 세계 기준이라는 미국인들의 생각이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봉 감독이 이날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에서 밝힌 "자막 1인치의 장벽"도 '영어' 중심의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 일침을 가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우리가 사용하는 하나의 언어는 영화"라는 그의 발언은 영화는 국가와 언어를 넘어 동등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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