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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1월 건강 도우미? 식계부 쓰기, 싱겁게 먹기, 명태 즐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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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젊은이는 자신이 영원히 살 거라고 믿는다.”

한영실의 작심3주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헤밍웨이의 말처럼 영원히 살 거라고 믿지는 않아도 노인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릴 땐 정말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그런데 지금은 1년이 일주일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며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했는데 나이 들고 나니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

 통계청 자료(2018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기대수명은 여성이 85.7년, 남성은 79.7년이다. 그러나 65세 이상 성인의 절반이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유병 기간을 제외한 기대수명은 평균 64.5년에 불과하다. 평균 18년 이상 병을 앓으며 보내는 것이다.

 미국 암 연구가 윌리엄 리진스키 박사는 “대부분의 암은 30~40년 전에 먹은 음식이 원인”이라고 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 암까지도 식습관을 바꾸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으므로 건강해지기 위한 문제 해결은 간단하다. ‘습관의 힘’을 기르면 된다. 몸에 해가 되는 음식을 피하고 참는 일을 연습하는 것이다. 처음엔 지키기 쉽지 않지만 마음의 습관을 익히면 결국은 ‘긍정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새해를 맞아 ‘작심3주’를 통해 매주 한 가지씩 식습관을 익혀가며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연습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

가정이든 기업이든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자금 계획을 잘 세우기 위해서는 가계부나 회계장부가 필수다. 주유비·수리비 등 차계부까지 쓰면서 돈 관리엔 열심이면서도 막상 우리의 건강을 결정하는 섭취 음식과 칼로리 등을 기록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작은 노트에 하루에 물 2L 마시기, 채소 과일 챙겨 먹기 등을 적어놓고 제시간에 적절한 양의 음식을 먹었는지 기록해 보고 잘못된 것을 고쳐 나가는 습관을 갖는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귀찮겠지만 돈 들이지 않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비법이니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1월 첫째 주, 돈보다 중요한 식 계산

‘식계부’를 쓸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영양소의 균형을 잘 맞춰 먹는 것이다. 즉 영양밀도가 높은 식품을 먹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영양밀도는 식품이 내는 열량에 대한 영양소 함량의 비율로, 식품의 영양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다.

영양밀도가 높은 식품은 열량이 낮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채소·과일·콩류·통곡물·견과류·우유 등이 영양밀도가 높고 탄산음료·아이스크림·과자·패스트푸드 등은 영양밀도가 낮은 식품이다. 밥을 지을 때 영양밀도가 높은 콩이나 현미 같은 잡곡 넣기, 반찬으로 시금치나물, 근댓국, 브로콜리 볶음 등 녹색 채소 곁들이기, 운동이나 등산 시 호두나 잣 등 견과류 먹기와 같이 영양밀도가 높은 식품을 먹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 본다.

과다한 소금 섭취는 혈관을 수축하게 하고 혈류량을 증가시켜 혈압을 올린다. 올라간 혈압은 신장에 부담을 줘 신장의 미세 혈관을 파열시키기도 한다. 뼛속 칼슘이 나트륨과 함께 배설돼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뿐 아니라 짠 음식으로 인해 지속해서 위 점막이 자극되면 위암을 초래하기도 한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이라면 싱겁게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월 둘째 주, 짜게 먹는 습관 버리기

연구에 따르면 짜게 먹는 사람들의 비만율이 싱겁게 먹는 사람들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선 1.8배, 성인에게선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해 뇌를 흥분시키고 과식을 유발한다. 짠 음식을 습관적으로 계속 먹으면 지방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이 높아져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식이 관련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설정한 하루 나트륨 섭취 목표량이 2000㎎인데,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이 양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6세 이후의 아이들까지 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어릴 적 짜게 먹는 식습관이 성인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식사 중 나트륨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요인은 국과 찌개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국물 대신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지 않는 것이다. 라면을 끓일 때도 수프의 양을 줄이고 국물은 남긴다. 비빔밥·설렁탕 등을 먹을 때는 고추장을 덜어내고 소금을 적게 넣는다. 미각은 체온과 가까운 온도일 때 더 예민하다. 뜨거울 때 간을 하면 싱겁게 느끼는 만큼 먹기 직전에 간을 한다.

명태는 잡는 시기와 가공 방법에 따라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갓 잡은 것은 생태, 얼린 것은 동태, 건조하면 북어, 반건조시킨 것은 코다리, 얼렸다 녹이는 것을 반복해 말린 것은 황태, 새끼 명태는 노가리라 부른다.

1월 셋째 주, 제철 맞은 명태로 요리

명태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이 적어 비린내가 적고 맛이 개운해 시원한 술국에 쓰인다.

북엇국이나 황탯국은 예로부터 병을 앓고 난 사람의 기운을 회복시키는 보양식으로 꼽혔다. 이 국들에는 손상된 간 기능과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메티오닌·아스파라긴산 등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추위를 이겨내려면 고단백과 양질의 지방 식품이 필요하다. 무를 썰어 넣고 시원하게 끓인 영양밀도 높은 영양식 동태탕으로 1월의 추위를 물리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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