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도 유튜버 될래요" 키즈 크리에이터 붐에 발맞추는 교육업체

중앙일보

입력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교원 딥체인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한 아이가 크리에이터 체험을 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교원 딥체인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한 아이가 크리에이터 체험을 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어느 날 보니까 아이가 삼각대를 세워놓고 혼자 촬영을 하고 있었어요. 얼마 전에는 ASMR 영상을 만든다며 얼음이나 과자를 깨무는 소리를 녹음하더라고요. 아이가 워낙 관심이 많아서 체험해보려고 같이 왔어요."(초등생 학부모 이은영씨)

교원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개최 #4·5일 이틀간 부모·학생 1만명 몰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열린 '교원 딥체인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전시장에는 인터넷 방송을 체험할 수 있는 '라이브 스튜디오' 부스가 설치됐다. 스튜디오에는 부모의 손을 잡은 유치원·초등학생 20여명이 줄을 섰다.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크로마키(영상 합성을 위해 설치한 배경)로 둘러싸인 스튜디오에 앉은 한 어린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스튜디오 옆 파우더룸에서는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가 진지한 얼굴로 유튜브를 보며 인사말을 고민하고 있었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교원 딥체인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에 마련된 크리에이터 체험 부스에 학부모와 아이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남궁민 기자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교원 딥체인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에 마련된 크리에이터 체험 부스에 학부모와 아이들이 긴 줄을 서고 있다. 남궁민 기자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가 어린이의 선망 직업으로 떠오르면서 교육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교원그룹이 개최한 이번 페스티벌에는 4·5일 이틀간 약 1만명의 학부모와 아이가 몰렸다. 마이린·라임튜브 등 키즈 유튜버와 도티·윰댕 등 유명 유튜버 15팀이 크리에이터를 주제로 강연하고 아이들이 직접 인터넷 방송을 해볼 수 있는 스튜디오도 마련됐다.

키즈 유튜버 체험을 위해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에서 온 최민정(32)씨는 "1인 미디어나 크리에이터 산업이 미래에 대세가 될 거라고 생각해 아이가 체험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면서 "일반적인 공부나 직업은 상당수가 AI로 대체되지 않겠나. 크리에이터로 키우는 게 아이의 미래에 훨씬 도움될 것 같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교원 딥체인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른 크리에이터 도티. 남궁민 기자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교원 딥체인지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른 크리에이터 도티. 남궁민 기자

이날 무대에 '초통령'(초등학생과 대통령의 합성어) 도티가 등장했을 때는 객석이 가득 찼다. 수십명의 아이들이 부모의 목마를 타고 무대를 지켜봤다. 학부모 이은경(44)씨는 "요즘 아이들은 항상 스마트폰으로 도티, 라임튜브 같은 채널을 보고 TV를 볼 때도 유튜브를 켠다. 유재석은 잘 몰라도 유튜버는 안다"면서 "아이가 직접 촬영하고 올리는 것도 낯설지 않다"고 전했다.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교육부가 지난해 6~7월 전국 초·중·고 학생 2만4783명과 학부모 1만6495명, 교원 2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크리에이터는 의사(5.6%)를 제치고 초등학생 희망직업 3위(5.7%)에 올랐다.

교육기업들도 잇따라 키즈 크리에이터에 관련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교원그룹은 지난 4일 키즈 크리에이터 활동 프로그램인 '딥체인지 2.0'을 선보였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여러 교육 콘텐트도 준비하고 있지만, 특히 크리에이터의 부상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키즈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키워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