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 의혹을 다룬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가수들은 각자의 SNS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4일 방송된 그알은 음원 사재기의 실체를 고발하고, 의혹의 대상이 된 가수들의 입장을 전했다.
가수 아이유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알' 방송 캡처 사진을 올리며 "그래도 하지 맙시다. 제발"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룹 SG 워너비 멤버 김진호도 인스타그램에 "연예계 관계자 중 그알 보며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며 "자신의 마음을 다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고명할 수 있을 예술에 지혜가 없이 모인 자들이 자해하는 줄 모르고 폼을 잡는다"고 적었다. 이어 "수많은 지망생들과 동료들이 그들의 욕심에 희석된다"면서 "그 세계가 다인 듯 믿도록 세뇌시키고 용기 내면 매도하기 바쁘다. 과연 누가 누구를 제작하고 가르치는지 그럴 자격이 있는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가수 정준일은 그알 방송에 출연해 음원 사재기로 인한 심적 피해를 토로한 윤동환 대표를 위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 대표는 방송에서 "음악인들이 혼란스러워한다. 힘들게 만드는 걸 봤는데 제작자 입장에서 '내가 무능해서 이 앨범을 사람들한테 알리지 못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밖에도 솔비, 선미, 현아 등도 '그알' 방송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음원 사재기 의혹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가요계 음원 사재기 의혹은 지난해 말 가수 박경의 폭로로 시작됐다. 박경은 자신의 SNS에 동료 가수 실명을 공개하며 음원 사이트 순위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알은 음원 사재기 의혹의 실체와 의혹을 받는 가수 소속사 관계자들의 입장도 전했다. "가수가 음원차트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재기가 아닌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음원 순위의 실체는 '매크로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가상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음원 사이트 아이디 10만개를 만들어 한 노래를 반복해 돌리는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방송에는 타이거 JK,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말보 등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이 직접 출연해 "음원 사재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